은행권 내부통제 칼 빼든 이복현 “상황 엄정하게 인식…CEO에 책임 묻겠다” [2023 국감]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자격요건 점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감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17일 여야 의원들의 은행권 내부통제 실패 지적과 관련해 최고경영자(CEO) 등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대구은행의 불법 계좌개설이 지주사의 내부통제 부실로 발생했다는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은행의 문제점을 주로 보고 추가로 법리 검토를 통해 지주와 은행의 책임 관계도 재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대주주(지주회장) 적격성에 문제가 있으면 지방은행조차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시중은행 전환 심사에서 대구은행 내부통제 체계가 지방은행 자격을 넘어 시중은행으로서 책임을 질 정도까지 되는지를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국내 은행 산업의 메기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불법계좌 개설 사실이 드러나면서 향후 시중은행 전환에 차질을 빚게 됐다.

앞서 이 원장은 BNK경남은행 직원의 3000억원대 횡령 사건과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의 사고에 대해서도 “상황을 엄정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책임자를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권의 내부통제 실패 문제에 대한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오랜기간 과유동성이 지속되면서 흐트러진 윤리의식과 이익추구 극대화 현상의 표출로 보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금융사 CEO 등 최고위층의 판단의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반복적이고 중대한 실패에 대해 최고위층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남은행 횡령사태 경우 내부통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며 “금융사 내부 직원 모두가 횡령 의혹에 노출돼 있어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사태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사 모든 업무수행을 하나하나 뜯어보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당사에서 ‘문제가 없다’는 회신까지 오는 상황에서 금융사를 너무 신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기 동안 내부통제 실패 사례를 적극적으로 적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했고 2027년까지 내부인력 확충, 전산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최고경영자든 최고재무책임자 든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의 실패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책임자를 문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