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 속엔 선미가 너무 많아…여전히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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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산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고성.
그 안에서 가수 선미가 건반을 치듯 자판기를 두드린다.
그는 "나는 늘 다른 상황에 놓인 선미에 관해 곡을 써왔다"며 "노래 속 '스트레인저'가 나라면 재밌겠다고 생각하며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선미와 노래 '사이렌' '날라리' '꼬리' 등을 함께 만든 작곡가 프란츠는 선미가 만든 초안을 듣더니 "옛날 같았으면 '이건 좀'이라고 했을 텐데 요즘은 MZ(세대)다. MZ한텐 먹힌다"며 힘을 북돋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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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산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고성. 그 안에서 가수 선미가 건반을 치듯 자판기를 두드린다. 무언가에 홀린 모습이 ‘곱게 미쳤다’는 말에 어울린다. 그가 창조한 것은 다름 아닌 또 다른 선미. 선미는 이 낯선 존재에 ‘스트레인저’(Stranger)라는 이름을 붙였다. 17일 오후 6시 공개하는 신곡 제목이다.
“진짜 선미가 가짜 선미를 만드는 과정을 담았어요.” 이날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만난 선미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나는 늘 다른 상황에 놓인 선미에 관해 곡을 써왔다”며 “노래 속 ‘스트레인저’가 나라면 재밌겠다고 생각하며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음산하면서도 B급 감성이 풍기는 뮤직비디오는 폴란드에서 찍었다. “성이란 성은 다 뒤져가며” 찾은 장소라고 한다.
노래는 독특하다. 여러 곡을 섞어놓은 것 같다. 선미는 “도입부, 1절, 후렴 BPM(분당 비트 수)이 각기 다르다”고 했다. 처음 노래 밑그림을 그렸을 때만 해도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선미와 노래 ‘사이렌’ ‘날라리’ ‘꼬리’ 등을 함께 만든 작곡가 프란츠는 선미가 만든 초안을 듣더니 “옛날 같았으면 ‘이건 좀…’이라고 했을 텐데 요즘은 MZ(세대)다. MZ한텐 먹힌다”며 힘을 북돋웠다고 한다.
선미는 ‘스트레인저’가 “선미스럽다”고 했다. “진지한데 어딘가 엉뚱하고 코믹스러운” 느낌이 그가 생각하는 ‘선미스러움’이다. 무대의상도 남달랐다. 하얀 드레스에 에스프레소를 붓고 천을 불에 그을렸다. 뮤직비디오 촬영 땐 이 옷에 흙도 묻혔다. 스타일리스트의 솜씨다. 선미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은 이제 없다. 도전적이거나 실험적인 음악을 의도하지도 않았다”면서 “다만 ‘스트레인저’가 또 다른 선미를 찾는 통로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2007년 그룹 원더걸스 멤버로 데뷔해 2013년 솔로 활동을 시작한 선미는 이제 직접 곡을 쓰고 부르는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로 영역을 넓혔다. 그는 “내 이야기를 노래에 담기 시작하면서 내 가능성이 넓어졌다”며 “이야기를 쓰는 가수이자 프로듀서가 되고 싶고, 대중 또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하며 노래를 찾아 들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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