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수원지검2차장, 처가 가정부 범죄기록 조회"
[선대식, 유성호 기자]
▲ 신봉수 수원지검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대표 수사를 맡은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의 위장 전입과 김영란법 위반 의혹 등을 제기하는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
ⓒ 유성호 |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수도권 검찰청 국정감사장을 뜨겁게 달군 인물은 이정섭 수원지방검찰청 2차장검사였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이 차장검사의 위장전입과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신봉수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이 "국감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인지 의문이 든다"라고 반박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 차장검사는 현재 이재명 민주당 대표 대북송금 관련 뇌물 의혹 사건 수사팀을 지휘하고 있다.
▲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등 수도권 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정섭 수원지방검찰청 2차장검사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김의겸 의원이 질의 과정에서 화면에 띄운 내용이다. |
ⓒ 김의겸 의원실 |
▲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 수사를 맡은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의 위장 전입과 김영란법 위반 의혹 등을 제기하며 이 차장검사의 국정감사장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
ⓒ 유성호 |
김의겸 의원은 이날 오전 국정감사에서 신봉수 검사장을 향해 이정섭 차장의 이름을 거론한 뒤 "수사를 할 사람이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할 분 같다"라며 "제보가 들어왔는데 확인된 최소한의 것만 말씀드리겠다"라고 운을 띄웠다.
김 의원은 먼저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 차장이 아내는 두고, 자신과 딸만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101동에서 104동으로 전입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딸을 명문 대도초등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차장과 처남으로 보이는 사람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공개했다. 휴대전화 화면을 갈무리한 자료를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이 차장이 '매형'으로 돼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 차장은 골프장을 운영하는 처남에게 변호사를 추천했다. 김 의원은 검사행동강령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섭 차장이) 처가와 관련된 각종 민형사 분쟁에서 집사 역할, 해결사 역할을 한다. 이래서들 검사 사위를 두고 싶어 하는구나 싶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처남이 이 차장에게 가사노동자 등에 대한 범죄기록을 조회해달라고 하는 내용과, 이 차장이 처남에게 검사들의 골프장 예약 편의를 부탁하는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도 공개됐다. 처남이 이 차장에게 운전면허증 사진을 보내면서 "형, 이 사람 수배자나 전과 있는지 좀 알아봐 줄 수 있어?"라고 요청하는 화면이 제시됐다.
김 의원은 "(이 차장은) 범죄기록을 조회해주는데, 범죄행위다. 검사가 이러면 되겠느냐"라고 지적했다. 또 이 차장의 검사 골프장 예약 편의 요구에 대해 김영란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 차장이 처남에게 경찰서 간부를 소개해주는 내용을 공개했고, 세금 체납 의혹도 내놓았다.
▲ 신봉수 수원지검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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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수 수원지검장은 "저도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면서도 "검찰 내 감찰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국감장 이 자리는 지난 1년간 수원·서울고지검 업무를 말씀하시는 자리인데, (김 의원의 문제제기가)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말인지 의문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기관 증인이) 국회의원 질문 내용을 평가한다든지 질문이 가당하냐 가당하지 않냐고 하는 것은 명백히 국정감사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헌정 구조상 국회 권능을 부정하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은 "(검찰은) 감찰 기능 활성화, 청렴문화 공직기강 확립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했다"라며 "적절하지 않다는 (신봉수 지검장의 말이) 적절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신 지검장 편을 들었다. 김 위원장은 "(감찰권이 있는) 법무부나 대검찰청 국정감사 할 때 질의할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철저하게 진상조사를 하고, 잘못 있으면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차장이 이재명 대표의 대북송금 관련 뇌물 혐의 수사팀을 이끌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 대표 수사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신봉수 수원지검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 유성호 |
한편 이 차장은 국정감사 증인이 아니어서 이날 국감장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차장은 <연합뉴스>에 "처남과 처남댁 이혼소송에 국정감사 의원들이 동원돼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위장전입 문제는 현재 해소됐고, 딸의 진학 문제 때문에 생긴 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 이외 나머지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수원지검 측은 이 차장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을 예정이라며, 위 해명을 참고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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