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부품 판매자에 “용팔이의 정점” 댓글…대법은 ‘표현의 자유’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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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부품을 시세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올려놓은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에게 "이자가 용팔이의 정점"이라는 비하성 댓글을 단 20대가 무죄를 확정받았다.
1심은 "'용팔이'라는 표현은 전자기기 판매업자를 비하하는 용어이고, '용팔이의 정점'이라는 말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경멸적 표현으로 모욕에 해당한다"며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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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부품을 시세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올려놓은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에게 “이자가 용팔이의 정점”이라는 비하성 댓글을 단 20대가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25)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2월 17일 한 온라인 쇼핑몰의 컴퓨터 부품(메인보드) 판매 게시물 ‘묻고 답하기’란에 비하성 댓글을 남겨 판매자를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40만원? 그냥 품절을 해 놓으시지”라는 댓글을 달고, 연이어 “이자가… 용팔이의 정점…!!”이라는 댓글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의 제품은 일시 품절 상태였는데, 당시 통상적인 판매가는 판매자가 제시한 40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었다.
1심은 “‘용팔이’라는 표현은 전자기기 판매업자를 비하하는 용어이고, ‘용팔이의 정점’이라는 말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경멸적 표현으로 모욕에 해당한다”며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피고인은 비판을 위한 정상적 표현은 전혀 쓰지 않은 채 오로지 경멸적 용어만 사용했다” 질타했다.
2심도 1심과 마찬가지로 용팔이라는 단어가 모욕적 표현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2심은 A씨 행위는 형벌이 면제되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로 판결을 뒤집었다.
2심은 “A씨 댓글은 즉시 판매가 불가능한 상품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려는 피해자의 의도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어느 정도 타당한 사정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상품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공유하는 묻고 답하기란에 작성된 글이라 표현의 자유도 폭넓게 보장돼야 한다고 봤다. 검찰이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판결을 확정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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