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없이도 관객 싹쓸이…‘태양의서커스’로 보는 ‘공감’의 힘
공연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공감’이다. 공감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감정적인 연결을 형성한다. 이 공감을 이끄는 직접적인 매개체는 무대 위에선 배우들의 대사다. 그런데 대사 한 마디 없는 공연에서도 몸짓 하나로도 충분히 공감이 가능하다. 오히려 몸으로써 표현되는 감정적인 연결은 더 폭넓은 세대를 포용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이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작품은 태양의서커스다. 공연 제작사 마스트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오는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에서 공연되는 ‘루치아’(LUZIA)는 개막 2주 전인 지난 10일 태양의서커스 내한 역사상 최단 기간에 약 9만여석을 판매해 매출 150억원을 돌파하면서 흥행을 예고했다. 지난 7월에는 29만원에 달하는 최상위 등급인 VIP석이 거의 매진되는 등 사전 매출 40억원을 넘겼다. 이는 지난해 내한한 ‘뉴 알레그리아’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루치아(LUZIA)’는 투어 공연 최초로 고난도 곡예에 ‘물’을 도입한 작품이다. 드라마틱하고 환상적인 예술의 경지를 선보이는 이 무대가 한국에 상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스트미디어는 “다이나믹한 곡예는 물론이고 다양한 코스튬과 실물 크기의 퍼펫까지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와 신비로운 볼거리로 시각적 놀라움을 선사하는 멕시코로의 여행을 통해 꿈과 현실 사이 환상의 세계를 눈 앞에서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선 처음 공연되는 ‘루치아’의 사전 흥행은, 앞서 ‘뉴 알레그리아’로 보여준 공감의 힘 덕분이다. ‘뉴 알레그리아’는 한때 가장 찬란했던 제국을 중심으로 왕을 잃은 후에도 권력을 유지하려는 기존의 귀족 세력과 희망과 변화를 추구하며 새롭게 등장한 젊은 세력 사이에서 벌어지는 권력 투쟁을 잊지 못할 음악과 흥미진진한 곡예, 초현실적인 의상, 생동감 넘치는 세트와 함께 선보이며 태양의서커스가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게 관객들에게 감동과 환희의 순간을 선사했다.
다양한 세대에게서 공감을 얻은 ‘뉴 알레그리아’는 17만명의 관객을 모았고, 지난해 공연시장 티켓 판매 성장을 이끈 대표적 작품으로 꼽힌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전체 티켓판매액에서 무려 76%의 점유율을 보인 뮤지컬 장르에서도 ‘뉴 알레그리아’가 가장 높은 티켓 판매액을 기록했다.
마이클 예술감독은 당시 “원작자가 이 작품을 처음 만들었을 때 중요시 여겼던 테마는 ‘가족’이다. 당시에는 인터넷이 빠르게 퍼지기 시작할 때였는데, 인터넷이 세대 간의 소통을 끊어 놓을지에 대한 걱정이 반영됐다”면서 “‘뉴 알레그리아’는 그런 개념은 똑같이 유지하되 ‘인터넷’이 아니라 ‘격리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단합할 수 있을까’를 통해 가족이라는 주제를 이어나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관객들과 호흡하고 공감하고 동질감 담으려고 했다”고도 설명한 바 있다.
‘뉴 알레그리아’에 이어 ‘루치아’까지 흥행을 예고하는 등 태양의서커스의 연이은 성공은 공연에 있어서 다양한 세대를 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대사가 아닌 몸으로 표현하는 서커스라는 특성을 활용하면서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극을 완성한 것이 흥행 포인트가 된다.
실제로 태양의 서커스 외에도 앞서 ‘블루맨 그룹’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 인 서울’ 등은 물론 규모는 작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스노우쇼’ 등도 대사 없이 관객들과 교감하면서 흥행을 이끌었다.
한 공연 관계자는 “공연에 있어서 관객과의 감정적인 연결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대사가 가장 직접적인 연결 통로라면, 몸으로써 표현하는 것은 어떤 대사보다 정직한 힘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사가 없는 공연은 다양한 관객을 품을 수 있다는 점도 굉장한 매력적인 포인트다. 배우들의 몸짓, 행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느낄 수 있고 그 안에서 관객들마다 각자의 해석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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