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송은의 제작 '오픈 더 도어' 치밀한 심리 스릴러 탄생[D:현장]
송은이와 장항준이 '오픈 더 도 어'의 제작자와 감독으로 만났다.
17일 오전 서울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는 장항준 감독, 송은이 대표, 배우 이순원, 서영주, 김수진이 참석한 가운데 '오픈 더 도어'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오픈 더 도어'는 미국 뉴저지 한인 세탁소 살인 사건 이후 7년, 비밀의 문을 열어버린 한 가족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로 미국으로 이민 와 낯선 땅에 정착하던 한 이민 가족의 갈등을 담았다.
송은이가 대표로 있는 콘텐츠랩 비보가 영화의 제작과 배급을 맡았으며,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장항준 감독은 '오픈 더 도어'의 시작에 대해 "5년전 쯤 후배 감독과 술을 먹다 과거 교민 사회에서 벌어진 한 사건 이야기를 들었다. 영화로 만들라고 했더니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고 하길래 내가 만들기로 했다. 그 때부터 염두에 두고 있다가 '리바운드' 촬영 들어가기 전, 단편 영화 정도 찍을 텀이 생겨 시나리오를 썼다. 송은이에게 보여줬더니 본인이 제작하고 싶다고 해서 '이게 웬 떡이냐' 싶었고, 그 떡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단편이었지만, 사건의 원인과 인물의 관계에 집중하면 좋겠다 싶어서 쓰다 보니 장편이 됐다"라고 말했다.
송은이는 "컨텐츠랩비보가 팟캐스트로 시작해 예능도 제작하고 매니지먼트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한 번은 스토리가 탄탄한 이야기를 제작하고 싶었다. 그 출발이 내가 아는 유쾌하고 선한 감독인 장항준의 작품이라면, 또 시작이 단편이었기 때문에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욕심이 많이 없는 편인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나 같은 초보 제작자가 할 수 있는 영역이지 않을까 싶었다"라며 "장편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는 공동으로 제작한 장원석 대표에게 물어가면서 도움 받아 지금의 '오픈 더 도어'를 완성할 수 있었다"라고 제작자로 나선 이유를 밝혔다.
송은이는 "아직 여기에 앉아있는 내 자신이 많이 어색하다. 장항준 감독의 가벼움이 어떨 땐 싫기도 하지만 마음 속의 따뜻함과 유쾌함은 내가 존경하는 부분이다. 내가 제작하는 영화가 '오픈 더 도어'라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현장에서 배우들의 쫄깃한 연기를 지켜보는 것도 즐거웠다. 이런 현장에 내가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경험이었다. 사실 이 순간도 너무 많이 감사하다. 내게 너무 신선하고 행복한 과정이었다"라고 제작자로 나선 소감을 전했다.
장항준 감독은 "이 영화는 본격 상업 영화는 아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저한테 작품이 꽤 많이 들어왔다. 그 중에 개봉한 것도 꽤 있다. 하지만 나는 창작자로서 내가 끌리지 않으면 보장이 있어도 하고 싶지 않다. '오픈 더 도어'는 내가 꼭 해보고 싶었다. 오랜 만에 부담을 버리고 온전히 인간의 욕망과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예산이 크지 않아 촬영 기간이 짧은 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잘 돌파해냈다. 후회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순원은 그날의 진실을 목격한 문석 역을 맡았다. 문석은 미국으로 이민 와 아내 수진과의 단란한 결혼 생활을 그리지만 그날의 사건으로 인해 한순간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인물이다. 이순원은 "너무 유명한 장항준 감독이 제안해 주셔서 안 할 이유가 없었고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다. 다른 드라마 촬영 중에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계속 읽게 됐다. 그 동안 코미디를 많이 해서 이런 장르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는데 마침 제안 주셔서 감사하게 임했다. 부담감 없이 연기에만 몰두할 수 있는 영화였다. 행복하게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문석의 아내 수진 역의 수진은 "이 작품은 현재의 포맷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작품인 것 같다. 첫 챕터가 완성됐을 때 제안 받았는데 너무 흥미로웠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역할이 왜 여자배우들에게는 안 올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라며 "현장에서 연극 하듯이 카메라 팀과 모든 스태프들이 같이 호흡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촬영했다. 오랜 만에 연극 작업을 한 거 같은 생동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라고 배우로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요즘 한국영화가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그 부분이 안타깝게 여겨진다면 저희 작품이 가진 장점을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 만약 이 작품이 상업영화의 형태로 만들어졌다면 아마 저희는 함께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야기의 방향도, 수위도, 고유성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장항준이란 노련한 감독이 왜 이런 형태의 시도를 했는가란 부분을 궁금해 해줬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서영주가 수진의 동생 치훈을 연기했다. 서영주는 "오디션을 봤는데 감독님께서 저를 선택해 줬다. 당시 저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셨다. 너무 어렵고 못하겠다고 했는데, 앞에 있는 것만 보고 느껴지는 것만 보라고 조언해 주셨다"라고 합류 과정을 전했다.
송은이는 '오프 더 도어'를 시작으로 향후에도 영화를 제작하고 싶은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제작비가 크든 작든 무시 못 할 돈이 들어간다. 혹독하게 배워가고 있다. 영화를 제작하고 봤더니 나보다는 영화 본질에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 내가 여기 앉아있는 이유는, 배우들보다 방송을 오래 해서 내 이름 석자가 조금이라도 홍보에 쓰임 받을 수 있길 바라면서 앉아있다"라며 "기대감을 갖고 극장에 와서 집중된 자리에서 보는 게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공들여 만드는 건 똑같지만 내가 만든 유튜브, 예능과 다른 성격인 건 분명하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제작도 계속 홍보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항준 감독은 "정말 '김은희 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라고 말해 웃음을 준 후 "참여한 분들 모두 감사드린다. 우리가 가진 시간들이 오래 기억되고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손익분기점을 무사히 넘겨서 모두가 같이 웃을 수 있께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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