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최재경 녹취록' 배후 캔다…'조작됐다'는 당사자 진술 확보
김철웅 2023. 10. 17. 13:37
지난 대선 직전 윤석열 대통령에 불리한 내용의 ‘가짜 녹취록’ 보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녹취록 등장인물로부터 녹취록 내용이 조작됐음을 확인하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녹취록 작성에서 허위 보도에 이르는 과정에 배후 세력이 개입했는지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
녹취록 당사자 "내가 대화한 상대 최재경 아냐"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은 지난주 대장동 개발 사업의 대출 브로커였던 조우형씨의 사촌 형인 이모씨를 조사했다. 이씨는 “나는 최재경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만난 적 없다”며 진술했다고 한다. 녹취록상 대화가 이씨 자신의 발언이 맞긴 하지만, 대화 상대가 최 전 중수부장이 아니라는 취지다. 대선 8일 전인 2022년 3월 1일, 인터넷 매체 ‘리포액트’ 허재현씨의 녹취록 보도엔 이씨가 최 전 중수부장과 반말로 나눈 격의 없는 대화가 재현돼 있다. 허씨는 ‘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 소속 검사일 때 부산저축은행 수사에서 조우형씨 수사를 의도적으로 봐줬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맥락에서 녹취록 상의 문제의 대화를 인용했다. 검찰은 이씨의 진술이 해당 보도를 ‘허위’로 판단하는 핵심 근거로 보고 있다.
검찰은 2021년 12월 21일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은폐수사 및 50억 클럽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단장이던 김병욱 의원과 최모 보좌관, 이씨가 함께 만난 자리에서 녹취록 상의 대화가 오갔다고 파악했다. ‘리포액트’ 기사에서 최 전 중수부장으로 표현된 이는 사실 최 보좌관이었는데 누군가 고의적으로 대화의 주체를 바꿨다는 것이다.
최 보좌관이 대화 녹음파일을 글 형식인 녹취록으로 보관하다가 함께 특위에서 활동하던 민주당 관계자 김모씨에게 넘겼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김씨는 이를 봉지욱 당시 JTBC 기자(현 뉴스타파 기자)에게 다시 넘겼는데, 보도가 나오지 않고 대선이 임박하자 김씨와 최 보좌관은 허씨에게 녹취록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배후세력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이 일련의 과정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허씨는 이름도 처음 들어본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리포액트 보도 외에 대선을 앞두고 대장동 의혹을 윤 대통령 책임으로 미루려고 허위 조작 보도를 내보낸 뉴스타파 등에도 강제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99세까지 팔팔, 이틀 아프고 죽는게 최고?…정말 최선일까요 | 중앙일보
- 승객 리스트에 '스모 선수들'…깜짝 놀란 일본 항공사의 긴급대책 | 중앙일보
- 이준석 "김기현 2기, 2주 못가"에 장예찬 "낄낄 웃다 돌연 눈물" | 중앙일보
- "가해자도 힘들다, 나쁜 애 아닐것"…성폭행 피해자 이런 말한 판사 | 중앙일보
- “가족 공격, 절망스럽습니다”…朴 가슴 쓰렸던 '총리 잔혹사' [박근혜 회고록] | 중앙일보
- 젊은 여성 수억 명 극장 몰려갔다…중국 불황 속 난리난 이 영화 | 중앙일보
- 7년간 57억…127m·5000평 실사판 '노아의 방주' 한국 온다 | 중앙일보
- '갓생' 사는 MZ 암 발병률 사상 최고…충격의 건강검진 결과 | 중앙일보
- 하마스, 21세 인질 영상 공개…"다친 팔 수술 해주고 보살펴줘" | 중앙일보
- 인천 사우나서 빈대 기어나왔다…"한 달 전 출몰, 박멸 어려워"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