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법률 서비스 플랫폼 시장의 활성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플랫폼 시장은 다양한 상품거래 및 서비스 부문으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 경제학에서도 플랫폼 시장의 혜택과 부작용은 아주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플랫폼 시장은 서비스 및 상품의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연결에 편의를 제공해 소규모 공급자까지 쉽게 접근이 가능해 시장 범위를 넓히며 특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전정보가 부족한 서비스 품질에 대해 정보비대칭성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법률 시장에서도 지난 2014년 변호사 소개 플랫폼 '로톡'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이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서는 초기부터 ‘의뢰인 불법 알선 문제’ 등을 내세워 해당 업체를 고발 함은 물론 플랫폼 사용 변호사에게 징계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징계 대상이 된 변호사 수가 작년과 올해 사이에만 무려 123명에 달한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확실한 입장을 미루다 9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최근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 회원을 변협이 징계 처분한 것에 대해 취소 결정을 내렸다.

문제의 핵심은 변호사가 아닌 개인이나 단체가 상호를 가지고 변호사를 소비자와 연결·광고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이에 변호사가 협조해서는 안 된다고 정한 변협의 내부 규정이다. 명목은 공정한 변호인 수임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취지이다. 변협은 더 나아가 작년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하는 규정까지 만드는 무리수를 뒀다. 이번 법무부의 징계 여부 심리의 쟁점은 이러한 변협의 광고 규정을 각 변호사가 위반 했는지에 대한 여부였다.

이번 법무부의 결정에 변협은 유감을 표했지만 특정 단체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규정은 사회 통념상 정당화하기 힘들다. 변협의 보수적인 입장은 앞으로 다가올 더 많은 시장의 혁신 움직임에 반하는 태세이고 법률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이익도모에 반한다는 점에서도 그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 최근 헌법재판소도 “대한변호사협회 조치는 변호사 개인 직업의 자유 침해"라고 판단을 내렸고,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미 변협의 부당 징계 행위에 과징금을 부과한 상태다.

다른 서비스 시장을 보더라도 인터넷의 보급과 온라인 소비자 리뷰 등의 보편화는 소비자와 공급자 간의 소통 장벽을 완화해 시장의 활성화를 가져왔고 이에 거래 플랫폼은 큰 역할을 해왔다. 특히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 간 정보 공유가 용이해지고 온라인 소비자 리뷰 및 평점 등 다양한 정보 공유채널이 등장함으로써 시장에서 정보 비대칭성 문제가 점점 완화되는 생태계로 발전해 왔다. 소비자들은 더 좋은 업체로 쉽게 이동하고 이에 서비스 공급자도 소비자 반응 및 요구에 따라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품질을 개선할 유인이 생겨 시장 효율성도 개선된다.

법률 서비스 시장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자기가 원하는 적절한 고품질의 법률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고 플랫폼을 통한 정보 공유는 소비자의 선택에 도움이 된다. 개별 변호사나 로펌의 입장에서도 자신의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부각시키고 부정적인 평가는 해당 서비스의 개선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다만 법무부도 지적했듯이 단순히 광고비를 많이 낸 변호사나 로펌에 소비자와의 연결에 편의를 제공하거나 일부 정보를 왜곡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플랫폼 구조라면 오히려 시장 교란을 가져와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플랫폼이 시장을 독점해 오히려 광고비나 사용료를 과잉 부과할 수 있는 문제점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소비자 고발이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시장 운영 잣대로 보완해야 할 점이다.

김규일 미시간주립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