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윤리위 발족…초대 위원장에 목영준 전 헌재 재판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옛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윤리위원회를 발족하고, 초대 위원장에 목영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선임했다. 한경협은 윤리위를 통해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해 논란이 됐던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는 방침이다.
한경협은 목영준 위원장을 포함해 위원 5명으로 구성된 윤리위원회를 발족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이사회 결의를 거쳐 윤리위원회 규정을 확정했다. 한경협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단체로 거듭날 수 있는 핵심적인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초대 위원장으로 선임된 목 전 헌재 재판관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차장, 국제상설중재재판소 재판관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고려대 석좌교수, CJ그룹 ESG자문위원장, 한진그룹 윤리경영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윤리위는 위원장을 포함한 외부 위원 4인, 내부 위원 1인으로 구성됐다. 외부 위원으로는 김학자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전 대한변호사회 인권위원장), 김효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윤리경영학회 회장), 박광우 KAIST 경영대학 교수(전 한국증권학회 회장)를 선임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이 내부 위원으로 참여한다.
윤리위는 회원사에 회비 외에 재정적 또는 비재정적 부담을 지게 하는 사업에 대한 심의·의결권을 갖는다. 일정액이 넘는 기금 조성과 집행은 윤리위에서 반대하면 추진할 수 없도록 시스템화할 예정이다. 또한 한경협은 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은 의사결정과 업무집행에 있어서 반드시 고려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위원회는 분기 1회 개최를 원칙으로 하며, 검토해야 할 사안이 발생할 경우 수시 개최할 예정이다.
한경협이 이런 강력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만든 데에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이후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다. 지난 8월 새로 출범한 한경협의 주요 쇄신안 중 하나이기도 하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당시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투명경영을 위한) 첫걸음으로 윤리위원회를 신설한다.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분을 위원장과 위원으로 모시겠다”며 “단순한 준법감시 차원을 넘어 높아진 우리 국격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엄격한 윤리 기준을 세우고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탈퇴했던 재계 4대 그룹은 지난 8월 임시총회 때 동시 복귀한 상태다. 당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정경유착이 발생하면 즉시 탈퇴를 권고하겠다”라고 조건을 달기도 했다.
한경협은 “30년간 법관, 헌법재판관으로 근무한 목영준 초대위원장이 협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객관적인 시각에서 치우침 없이 운영해줄 것”이라며 “또한 법조·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들이 다양하고 전문적인 시각에서 협회와 회원들의 윤리경영 사안을 심의하고 조언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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