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신당 창당' 목소리 커지는 정의당…이정미 "신중해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대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지도부 총사퇴론' 등 후폭풍이 일고 있는 정의당 내에서 '제3지대 창당'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과거 국민의당 사례를 들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17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그런 세력들과는 우리가 연대연합의 틀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라고 하는 논의는 해나갈 수 있지만 하나의 당으로 지금 당장 모이자 이런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조금 더 신중해야 된다"며 거리를 뒀다.

이 대표가 이같이 지적한 것은 최근 강서구 보선에서의 참패로 당 내 청년그룹에서 '제3지대 신당 창당론'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류호정·장혜영 의원 등이 이끄는 정치 유니온 '세번째 권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정의당의 노선을 제3지대 신당 창당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태섭 전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선택', 양향자 의원이 이끄는 '한국의희망' 등과 손을 잡고 제3지대 신당으로 나서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들은 "양당제를 무너뜨겠다는 정치세력들이 제3지대에 모여,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며 "정의당은 양당 대안 세력을 통합하고 제3당 건설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제3지대와의 연대는 가능해도 하나의 당으로 묶이는 것은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과거 대표적인 제3지대 정당이었던 국민의당 역시 당 내 이견으로 분열됐다가 최종적으로 국민의힘에 합당되며 '정치 실험'의 막을 내렸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같은 경우에도 당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합쳐서 만들었다가 그 당이 지속될 수 없었던 이런 경험들도 우리가 봐 왔다"며 "정치의 세계라고 하는 것이 꼭 무슨 하나의 당 안에서만 모든 것이 움직여질 수 없는 연대의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여야 거대정당의 양강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3지대 정당들의 입지는 위태로운 상태다. 이 대표는 "양당체제라고 하는 것이 상당히 공고화돼 있었고 그래서 대한민국 사회에 제3정당의 지위를 차지하려고 하는 수많은 정치세력들이 그 길을 열었다가 또 문을 닫는 이런 과정들로 명멸해 왔다"며 "유일하게 정의당만이 이 3당 지위를 계속 유지하면서 지금 11년 동안 이 상황을 유지를 해 왔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사실 중간지대의 유권자들이 마음 둘 곳이 없는 상태에서 양당의 어떤 강성지지층들의 결집, 이것으로 정치가 좌지우지되는 이런 상황에서 정의당이 또 여러 가지 고민들이 깊어지는 때인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그는 양강구도 고착화를 풀 수 있는 방법으로 그는 기후위기 대안 제안, 불평등 해법 제시 등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기후재앙이라고 부를 만큼의 기후위기 상황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우리가 이야기를 해나가야 되고 대안을 제시해야 된다. 그러고 불평등, 특히나 지방과 세대 간의 이런 불평등 문제에 대해서 보다 더 근본적인 해법을 내놔야 된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