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10억, 모금 5억? 배보다 배꼽 큰 '제주 고향사랑기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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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고향사랑기부금제를 추진하면서 모금액보다 광고비를 더 많이 지출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회 하성용 의원(더불어민주당, 안덕면)은 16일 열린 제주도청 행정사무감사에서 고향사랑 기부금 홍보를 위해 총 9억6556만 원의 광고비를 집행했지만 모금 총액은 5억6400만 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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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도 기자]
▲ 2022년 12월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김포고향에서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하는 모습 |
ⓒ 제주도 제공 |
제주도의회 하성용 의원(더불어민주당, 안덕면)은 16일 열린 제주도청 행정사무감사에서 고향사랑 기부금 홍보를 위해 총 9억6556만 원의 광고비를 집행했지만 모금 총액은 5억6400만 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광고비의 절반이 넘는 5억4600만 원이 기부를 할 수 없는 제주도민을 상대로 집행됐다"면서 "모금액에 육박하는 예산을 지역광고로 집행한 부분은 이해가지 않는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여창수 제주도청 대변인은 "한 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1300만 명"이라며 "이들이 제주에서 하는 고향사랑기부금제를 이해하고 돌아가서 (기부가) 용이하도록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 제주도청 행정사무감사에서 나온 고향사랑기부 전체 광고비 집행 현황 |
ⓒ 제주도의회 의정영상 갈무리 |
여창수 대변인의 주장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2억원이 넘는 방송 광고 대부분이 지역방송에 송출됐지만 관광객들이 시청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변인실에 문의한 결과 관광객들이 제주에 여행와서 지역 방송을 봤거나 제주사랑기부금제 광고를 인지했다는 자료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사 지면 광고는 중앙(제주를 제외한 수도권 지역 언론)과 지방(제주 지역 언론사)이 각각 35건씩 동일하나 온라인은 중앙 16건 지방 91건으로 지역 언론이 4배 이상 많았다. 광고비 또한 종이 신문을 보지 않는 시대 추세와 맞지 않게 중앙 언론 지면이 2억5480만 원으로 온라인(9876만 원) 보다 3배가 높았다.
언론 광고를 제외한 기타 광고를 보면 여행객이 많은 KTX 광고는 1건에 불과했고, 전광판도 4건 4410만 원에 그쳤다. 또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큰 SNS와 관련한 홍보나 광고 집행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성용 도의원은 "제주도 행정 체제 개편 등 도내 주요 현안 광고가 산적해 있지만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면서 "제주고향사랑기부제의 연령자를 보면 30~40대 수도권 지역 거주자가 가장 많았다. 제주 지역이 아닌 수도권 중심으로 광고를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제주도청 업무추진비 중 대변인실의 와인주점 결제 현황 |
ⓒ 제주참여환경연대 제공 |
일각에서는 대변인실의 제주 지역 편중 광고가 도내 언론사의 입김 또는 유착 관계에서 발생했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제주참여환경연대가 오영훈 도정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분석한 결과 대변인실은 언론인과의 간담회라며 삼도동 소재 와인주점에서 6회나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중 한 차례는 밤 11시가 넘어서 사용됐다.
지방자치단체 회계관리에 관한 훈령을 보면 주류 판매를 주 목적으로 하는 업종과 밤 11시 이후에는 원칙적으로 업무추진비 사용이 불가하다.
제주도청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곳은 와인만 파는 곳이 아니라 파스타와 치킨, 소주 등도 팔고 있다. 밤 11시가 넘어 결제한 것은 얘기가 길어져서 어쩔 수 없었다"면서 "광고비 지역 편중 관련 유착이나 특혜는 없다"고 해명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의 자신의 주소지를 제외한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500만 원 한도 안에서 기부할 수 있는 제도이다. 기부자는 세액 공제와 기부금액의 30%에 해당하는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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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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