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페널티킥 '레이저 공격'…베호르스트는 실축, 판다이크는 극복하고 극장골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그리스 팬들의 레이저 공격에도 버질 판다이크는 침착하게 페널티킥(PK)을 성공시켰다.

17일(한국시간) 그리스 피레아스에 위치한 아이야 소피아 스타디움에서 유로 2024 예선 B조 8차전을 치른 네덜란드가 그리스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네덜란드는 조 2위(승점 12)로 올라서며 유로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인 반면 그리스는 승자승 원칙에 따라 조 3위(승점 12)로 떨어져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양 팀 모두에 중요한 경기였다. 네덜란드는 이 경기에서 패배할 시 그리스와 승점 6점차로 벌어져 유로 본선 직행에 실패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그리스는 네덜란드에 이기지 못하면 승자승 원칙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네덜란드는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쉽사리 득점하지 못했다. 특히 전반 28분 바우트 베호르스트가 PK를 놓친 게 치명적이었다. 그리스 팬들의 레이저 공격을 받은 베호르스트는 이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오른쪽 중앙으로 슈팅했고, 오디세아스 블라호디모스 골키퍼가 이를 잘 따라가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스를 좀처럼 뚫어내지 못했던 네덜란드는 경기 막판 다시 PK 기회를 얻었다. 덴절 뒴프리스의 침투를 반젤리스 파블리디스가 무리하게 막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반칙을 범했다. 후반 추가시간 3분 키커로 나선 판다이크는 베호르스트와 마찬가지로 그리스 팬들의 레이저 공격을 받았으나 골키퍼와 반대 방향으로 강하게 밀어넣어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네덜란드 승리로 큰 논란이 되지는 않았으나 페널티킥 상황에서 팬들이 레이저 포인터로 공격하는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21-2022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는 카림 벤제마가 맨체스터시티 팬들의 레이저 공격을 이겨내고 대담하게 파넨카를 성공시켜 화제가 된 바 있다.

세네갈 팬들은 2022년 3월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이집트전에서 승부차기 키커에게 무작위 레이저 세례를 퍼부어 팀에 승리를 안겼다. 당시 이집트는 1번 키커 모하메드 살라가 실축하는 등 흔들렸고, 세네갈에 본선 진출권을 내줬다. 이러한 전적 때문에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앞두고 경기장 보안관이 세네갈 팬들의 레이저 포인터 소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기도 했다.

사진= 비인스포츠, 네덜란드 X(구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