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17일 의장 선출 투표…공화당 과반 확보에 총력
두 번째 당내 경선서 55명 반대 의사 내비쳤으나
"분위기 반전…반대의 벽 서서히 무너져"
미국 의회 역사상 첫 의장 공백 사태를 겪고 있는 하원이 17일(현지시간) 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열고 투표를 진행한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두 번째 의장 후보로 뽑힌 짐 조던 법사위원장이 당내 의원들 설득 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과반수인 '매직 넘버' 217표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공화당 톰 에버 하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의원들에게 17일 정오에 하원 본회의에서 의장 선출 투표가 있을 것이라고 안내했다. 공화당에서는 조던 법사위원장이, 민주당에서는 연초 하원의장 선거 당시 나왔던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의장 선거는 후보를 추천한 뒤 의원들이 순서대로 호명을 받으면 직접 지지 후보의 이름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선을 위해서는 재적(433명) 과반인 217명의 표가 필요하다. 현재 하원 내 공화당 의석수는 221석, 민주당은 212석이다. 조던 위원장이 당선되려면 당내에서 이탈자가 5명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
조던 위원장은 지난 11일 진행된 첫 하원의장 경선에서 99표를 받아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113표)에게 패배했다. 직후 당내 강경파 설득 문제로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후보직에서 자진해서 사퇴했다. 친(親)트럼프 강경파인 조던 위원장은 지난 13일 치러진 두 번째 경선에서는 124표를 받았다.
두 번째 경선 과정에서 공화당은 의원들에게 본회의 표결 때 조던 위원장을 지지할지를 별도로 투표로 확인했는데 이때도 55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이번 투표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미 정계에서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조던 위원장이 217표 확보를 자신할 때까지 투표가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두 번째 경선 이후 조던 위원장은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을 만나 적극적으로 설득 작업에 나섰고, 주말새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이날 조던 위원장이 하원의장이 되는 것을 두고 반대 의사를 강력하게 표시했던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이 지지 선언한 것이 주목받았다.
WP는 공화당 의원들을 인용해 "만약 조던 위원장이 첫 투표에서 217표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두 번째나 세 번째쯤에서 받게 될 것"이라면서 "반대 의견이 빠르게 뒤집히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도 "앞서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시했던 두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다른 이들도 (반대 기조를) 누그러뜨리고 있다"면서 "하원의장 투표를 24시간 앞두고 조던을 향한 반대의 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카를로스 기메네즈 하원의원 등 일부는 여전히 축출된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을 지지하겠다고 밝혔고, 공개적으로 반대하거나 지지를 표명하지 않은 의원이 남아있다. 이로 인해 연초에 매카시 전 의장이 15차례나 투표를 진행한 것처럼 하원의장 선거를 위한 투표가 반복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조던 위원장은 공화당 소속 하원 의원들에게 "미국 국민을 위해 일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면서 지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의원들을 상대로 막판 설득 전을 벌이고 있다.
조던 위원장은 이날 CNN에 "하원의장이 없이 하원을 열어 미국 국민을 위한 일을 하거나 이스라엘을 도울 수 없다"면서 "그렇게(본회의 전 217표 확보) 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법이 의도한 대로 내일 투표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원 본회의 투표에서 단번에 의장 선출을 못 할 경우 2차 투표도 진행하느냐는 질문에 "내일 우리는 의장을 뽑을 것"이라고 말해 끝까지 투표를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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