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최대국' 나올까…인도, 법적인정 여부 곧 나온다

인도 법원, 17일 허용 여부 판결
인도 정부는 반대 입장…불가피

인도 대법원의 동성결혼 법적 인정 여부를 앞두고 이를 허용하라는 성소수자(LGBTQ)들의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인도 정부가 명확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델리 퀴어 프라이드 퍼레이드' 참가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도 대법원은 17일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할지에 대한 여부를 결정한다.

인도 법원은 그간 동성애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대한 판결을 내려왔다. 2018년 이전에는 형법 제377조에서 동성애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여 10년의 징역형으로 처벌했지만, 이후 인도 대법원은 동성애를 포함한 사적으로 합의된 성인 간의 관계는 모두 합법이라고 선언하며 형법 377조에 대해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다. 2022년에는 가족의 법정 정의를 동성 커플까지 포함하도록 확대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의 청원인들은 대부분 성소수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인도 헌법이 평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동성 결혼 인정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만약 인도에서 동성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되면 일반 부부에게 주어지는 각종 제도 혜택이나 입양 등의 사안이 모두 가능해진다.

현재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국가는 전 세계 30여개 곳이며, 그중 아시아에서는 대만과 네팔뿐이다. 인도 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허용하게 될 경우 인도는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국가 중 가장 최대 규모의 인구를 가진 곳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인도 정부는 동성 결혼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도 정부는 대법원에 "동성 커플이 성관계를 갖는 것은 인도의 가족 단위 개념과 비교할 수 없다"며 "법원은 종교적, 사회적 규범에 깊이 내재된 국가의 입법 정책을 변경하도록 요청할 권한이 없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뉴델리 대법원 청사 밖에서는 극우 힌두교도들이 동성 간 결혼 인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