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댐의 심각한 녹조, 유명 관광지로 그대로 흘러간다
[정수근 기자]
▲ 10월 12일 영주댐의 심각한 녹조. 평은마을 공터 정자 앞.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지난 12일 영주댐을 다시 찾았다. 가을로 접어든 이 시점에도 여전히 심각한 영주댐의 녹조 현상을 다시 확인해 보기 위해서였다. 9일 방문했으니 4일 만의 재방문이었다. 그 사이 기온의 변화도 있었으나 영주댐의 녹조는 별반 달라진 것 없이 여전히 심각했다.
문제는 이렇게 녹조가 심각히 발생한 댐 물이 하류로 방류되면서 하류 내성천에도 녹조가 심각히 번성한다는 점이다. 내성천은 낙동강과 연결돼 있으니 낙동강에까지 자연스레 영향을 끼치게 되고 결과적으로 영주댐의 심각한 녹조는 '낙동강 수질개선'이란 말을 요원하게 한다.
영주댐의 심각한 녹조, 고스란히 하류 내성천에 영향
그런데 영주댐의 목적은 낙동강의 수질 개선이다.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만든 전국 최초의 댐이 영주댐인데, 이 지점에서 심각한 모순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은 실측 자료로도 증명이 된다.
▲ 영주댐 상류, 댐의 영향을 받지 않는 내성천 구간은 유해남조류가 제로. |
ⓒ 이은주 의원실 제공 |
하나의 진실은 영주댐 상류 그러니까 내성천이 흐르는 구간인 영주댐 상류 20킬로미터 지점인 석포교 지점이나 내성천의 지천 토일천 멀내교 지점의 2022년 이후 녹조 조사에서는 유해남조류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내성천이 살아 흐르는 곳에서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 영주댐 내 유해남조류 수치 조사결과. 최대 거의 20만 셀에 육박하는 유해남조류 수치가 측정됐다. |
ⓒ 이은주 의원실 제공 |
▲ 영주댐과 내성천의 유해남조류 조사 지점 |
ⓒ 이은주 의원실 제공 |
이것이 두 번째 진실이다. 즉, 영주댐 바로 하류인 영주댐교는 말할 것도 없고 7킬로미터 하류인 무섬마을 수도교에서도 유해남조류가 최대 3만 셀이 넘게 측정된다는 점이다. 무섬마을 수도교 구간은 바로 위 내성천의 지천인 서천을 만나는데 서천에서 맑은 강물이 유입되는데도 심각한 수치의 유해남조류가 측정된다.
유해남조류 즉, 녹조는 독이다. 그것도 청산가리 6600배(오하이오주립대 이지영 교수), DDT의 20배(최승호 피디)에 해당하는 심각한 독이 들어있다. 문제는 수도교가 있는 무섬마을은 이곳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이 일대에서 물놀이도 즐기기 때문에 이들이 고스란히 심각한 녹조 독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놀이는 주로 아이들이 하므로 무섬마을을 찾은 아이들이 녹조 독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 정도면 물놀이를 금하는 행정 조치를 해야 하는데도 그런 계도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 영주댐 하류 무섬마을에서도 최대 3만셀이 넘는 유해남조류 수치가 측정됐다. 충격적이다. |
ⓒ 이은주 의원실 제공 |
▲ 무섬마을에까지 유해남조류가 2만 셀이 넘는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 위 사진에서 동그라미 친 부분을 확대한 사진인데, 영주댐에서 내려오는 물은 녹조 물로 완전 녹색인 반면 지천인 서천에서 내려오는 물은 저렇게 맑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유해남조류가 3만 셀 넘게 측정된 사실이 이미 2021년 여름에 증명이 됐다면 그에 따르는 행정적 조치 그러니까 물놀이 금지 같은 조치가 내려졌어야 하는데 그런 행정 조치는 전혀 내려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무섬마을을 찾은 시민들과 우리 아이들을 심각한 녹조 독에 무방비로 그대로 노출한 것이다.
비단 무섬마을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그 물이 그대로 내성천 하류로 흘러갈 것이고, 내성천 하류엔 이렇게 물놀이하는 곳이 많다. 우래교 부근에서부터 국가 명승 선몽대와 회룡포에 이르기까지 여름철이면 내성천 곳곳이 물놀이터가 된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10월 11일 환경부 국정감사장에서 이은주 의원은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 다음과 같이 요청했다.
"물놀이객들이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많이 찾고 있어요. 이 물놀이하는 어린이들이 저 간독성 유해남조류에 그대로 노출된 상황, 여러 차례 있었는데 환경부랑 수자원공사가 단 한 번도 이 댐 하류 지역 사회에 그 위험성을 공유한 적이 없습니다. 녹조가 이 지경인데 환경부가 도대체 뭐했는지, 계속 이 상태로 둘 건지 영주댐 녹조 문제에 대해서 장관님께서는 종감 때까지 대책을 마련해서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녹조 물은 그대로 낙동강으로 유입되고, 낙동강은 보로 막혀 있으니 낙동강의 더 심각한 녹조 현상을 부채질하는 것이 영주댐의 녹조인 셈이다.
낙동강 수질 개선용 댐 영주댐의 허구... 하루빨리 해체해야
여기서 다시 한번 확인하지만 영주댐의 주목적은 낙동강 수질개선이다.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해 만든 영주댐이 수질개선은커녕 녹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 감입곡류 사행하천의 대표적 모습을 보여주던 내성천. 이곳은 영주댐으로 수몰돼 그 모습을 이제는 볼 수가 없다. 오른쪽 상류에 영주댐 공사 현장이 보인다. 2010년 촬영. |
ⓒ 손현철 피디 |
▲ 영주댐의 심각한 녹조. 바로 위 사진 자리에서 촬영했다. 영주댐 건설 이후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운포구곡(雲浦九曲)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감입곡류(嵌入曲流) 사행하천(蛇行河川)의 진면목을 보여주던 내성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 영주댐으로 수몰됐고, 영주댐 하류는 영주댐으로 인해 모래와 강물이 차단되자 그 아름답던 모래톱 위에 풀과 나무가 자라나 '모래강 내성천'이란 말이 무색해졌다.
국가문화재인 무섬마을과 국가명승 선몽대나 회룡포는 그 아름다운 모래톱을 유지하려고 트랙터나 굴착기를 이용해 풀과 나무를 주기적으로 제거해 주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내성천 다른 곳도 잡목 제거 사업이란 이름으로 곳곳에서 버드나무를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는 것이 목격된다.
▲ 잡목 제거 사업을 통해 모래톱에 자라난 버드나무를 뽑아내고 있는 영주시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영주댐의 심각한 녹조와 영주댐 하류 내성천의 심각한 육화 현상(모래톱에 풀과 나무가 자라는 현상)은 영주댐이 왜 실패한 사업인지를 그대로 증명해 준다. 내성천은 랜디 헤스터 교수(미국), 마티어스 콘돌프 교수(미국),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독일)와 같은 세계적인 석학들이 그 존재 자체에 감탄하는 세계적 모래강이다.
▲ 영주댐에서 녹조 물이 방류되고 있다. 이 물로 내성천에도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영주댐을 해체하고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만들어 내성천을 생태관광의 메카로 만들자. 그를 통해 지역 경제도 발전할 수 있다."
이같은 환경단체들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현명한 정부의 실사구시적인 결단이 시급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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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으로 지난 십수년 동안 내선천을 오가면서 이 아름다운 하천의 변화상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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