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서 열린 '엠카' 동양인 관객 인종차별 논란

CJ ENM '엠카운트다운' 파리 개최
현지 보안요원 멱살잡는 영상 퍼져
K팝 해외공연 안정성 문제 수면위

CJ ENM은 자사 채널 Mnet 인기 가요 프로그램인 '엠카운트다운'의 첫 유럽 진출지로 프랑스 파리를 택했다.

'엠카운트다운'은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개최됐다. 한 달 뒤 열리는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힘을 실으려는 뜻으로 보인다. 다음달 28일 파리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를 위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도 열린다. 이를 두고 세계 각국이 치열한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 공연은 이를 염두에 둔 총력전처럼 비쳤다. 자리에는 2만2000여명 관객을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장성민 대통령 특사 겸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등이 참석했다.

취지는 좋았다. 티켓 가격이 40만원에 달했는데도 객석은 꽉 찼다. 2만2000여 관객이 운집해 K팝 공연을 즐겼다. 그룹 NCT드림, 샤이니 태민, 몬스타엑스 셔누X형원, 트레저, 에이티즈, 제로베이스원 등이 무대에 올라 환호를 이끌었다. 태권도 퍼포먼스로 한국적인 매력도 드러냈다. 싸이는 K팝 열풍을 이끈 '강남스타일' 무대로 엔딩을 장식했다. K팝을 향한 뜨거운 열기가 돋보이는 자리였다.

마무리는 아쉬웠다. 공연이 끝난 후 팬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지면서다. 프랑스 파리 현지 보안요원들이 동양인 관객을 차별했다는 주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터졌다. 현장에서 공연을 본 관객들은 SNS에 글을 올렸다. 서양인 관객은 버젓이 카메라를 들고 공연을 촬영하는 데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지만, 가만히 공연을 보고 있는 동양인 관객에게 가방을 열어 카메라 소지 여부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를 주장하던 한 팬이 SNS에 게재한 영상을 보면 한 팬이 바닥에 넘어져 있고, 보안요원이 제압하는 모습이다. 옆에 있던 또 다른 팬은 보안요원에게 가방을 열어 보였으나 이후 다른 팬과 함께 끌려 나갔다. 이동 과정에서 보안요원은 팬들을 격하게 제압했다. 멱살을 잡아 올리는 듯한 모습. 이를 지켜보던 팬들이 놀라 걱정하는 음성도 담겼다.

현장에서 공연을 본 일부 팬은 이 같은 상황에 문제를 제기했다. 과도한 폭력과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주최 측의 관리 소홀을 지적하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관련 영상과 글이 퍼지면서 K팝 해외 공연의 안전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유럽 보안요원까지 컨트롤이 불가한 상황에서 인종차별까지 주최 측이 막을 수는 없을 터. 해외 공연에서 관객들이 폭력과 차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데 우려가 집중된다.

K팝 팬들 사이에서 해외 공연에서 보안요원의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동양인 관객이 받는 인종차별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K팝 공연 관객을 대하는 국내외 보안요원의 안일한 태도 문제도 불만이 터져 나오는 분위기다.

CJ ENM은 공연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K컬처와 K팝을 접목한 차별화된 볼거리와 글로벌 K팝 아티스트들의 화려한 무대로 전 세계 관객들을 열광시키며 한국 문화의 저력을 입증했다"고 자평했다. 논란과 관련해 CJ ENM에 연락을 취했으나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