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글로벌 암학회 'ESMO'…'렉라자' 블록버스터 데뷔무대 될까

이춘희 2023. 10. 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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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암학회'로 내년 JPM 전초전 평가
유한 '렉라자', '마리포사' 임상 공개 예정
타그리소 대비 "유의미한 개선" 예고
한미·HLB·지아이·신라젠·루닛 등도 참가

세계 3대 암 학회 중 하나로 꼽히는 유럽종양학회(ESMO) 연례학술회가 이번 주 막을 올린다. 다양한 국내외 회사가 연구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인 가운데 연내 마지막 대형 암학회인 만큼 국내 기업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3 유럽종양학회(ESMO) 연례학술회의 [사진제공=유럽종양학회]

올해 'ESMO 2023'은 오는 20~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미국암학회(AACR)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히는 유럽 최대 규모 암 학술대회다. 이 중 매년 가장 마지막에 열려 세계 최대 규모 기술 이전·투자 유치의 장인 이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의 전초전으로도 평가받기도 하는 행사다.

이번 ESMO에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HLB, 지아이이노베이션, 신라젠, 루닛 등이 참여해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특히 지난해 HLB의 '리보세라닙'이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과의 병용 임상 3상에서 효능의 핵심 지표인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mOS)이 22.1개월로 간암 1차 치료 중 최초로 mOS 20개월을 넘어서는 혁신적 성과를 발표한 바 있어 올해도 이 같은 대형 발표가 이뤄질지 주목받고 있다.

유한양행 '렉라자', '마리포사' 임상으로 타그리소 따라잡을까

이 같은 가능성을 가장 높이 평가받는 건 단연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를 도입한 존슨앤드존슨(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구 얀센)에서 자사의 표적 항체치료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의 병용 임상 '마리포사(MARIPOSA)'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J&J가 기존의 1차 표준치료법인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단독군에 비해 렉라자·리브리반트 실험군의 무진행 생존 기간(PFS)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밝혀 최종 결과 공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PFS는 치료 후 암이 더는 진행되지 않는 기간으로, 치료 시작부터 환자의 사망 시점까지 기간을 뜻하는 OS와 더불어 항암제 효능 평가의 핵심 지표로 꼽힌다.

임상 성공 소식이 알려지며 국제적으로 1차 치료 최선호 요법으로 꼽혀 온 타그리소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면서 국내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연간 10억달러(약 1조349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블록버스터로 평가받는다. J&J에서도 호아킨 두아토 최고경영자(CEO)가 해당 요법을 연간 50억달러(약 6조74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주력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제시한 가운데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로열티까지 고려하면 렉라자로 창출하는 이익은 2030년 1조원에 가까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J&J는 이번 ESMO 발표 이후 빠르게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 절차를 시작해 내년 중 FDA 승인을 받겠다는 목표로 알려져 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사진제공=유한양행]

한미약품은 범-RAF 저해제인 표적항암제 ‘벨바라페닙’과 로슈의 MEK 저해제 ‘코텔릭(코비메티닙)' 병용요법의 국내 임상 1b상 결과 공개에 나선다. 벨파라페닙은 2016년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텍에 기술수출돼 이후 로슈·제넨텍의 항암제 파이프라인과 다양한 병용 임상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ASCO에서는 벨바라페닙·코텔릭의 병용요법이 NRAS 변이 흑색종 환자 26.3%에서 부분 반응(PR)을 기록했다고, PFS 중앙값(mPFS)은 7.3개월로 나타났다.

지난해 리보세라닙의 병용 임상 발표로 ESMO의 스타로 떠올랐던 HLB는 리보세라닙의 위암 임상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역시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과 병용 임상으로 항암화학요법까지 더한 삼중 병용 임상의 첫 중간 분석 결과를 공개한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GI-101'의 단독요법 1·2상 임상 결과 등을 발표하고, 신라젠은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과 리제네론의 면역 관문 억제제 '리브타요'의 병용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루닛은 9건에 달하는 초록을 발표한다. 주로 인공지능(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각종 암 진단·치료에서 예측 유효성을 높인 결과를 공개한다. 항 PD-1 치료 반응에 대한 진행성 담도암 환자에 대한 연구의 경우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종양침윤림프구(TIL)의 분포에 따라 면역 활성, 면역 제외, 면역결핍으로 분류한 결과 면역 활성군은 OS 12.5개월, PFS 5.0개월, 객관적 반응률(ORR) 27.5%로 모두 면역 결핍군의 5.1개월, 2.0개월, 7.7% 대비 더 나은 결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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