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전략자산 한반도 출격에 "핵전쟁 도발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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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겨냥해 '핵전쟁 도발 책동'이라고 비난하며, 미국이 역내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변했다.
북한이 이 같은 비난을 쏟아내고 나선 것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견제하고 정세 악화의 책임을 한미에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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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략자산 전개'에 정세 악화 책임 돌려
북한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겨냥해 '핵전쟁 도발 책동'이라고 비난하며, 미국이 역내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변했다. 북측은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할 뿐이라는 적반하장식 논리를 펼친 것이다.
1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광명 북한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 연구사는 북한의 핵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위험성을 지적한 미 하원 전략태세위원회 보고서를 거론하며 "미국이 그 누구의 '핵 위협'을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흑백을 전도하는 궤변이며 적반하장의 극치"라며 "미국이 이른바 '북조선 핵 위협'을 걸고 추진하는 본토미사일방위체계구축 책동은 사실상 우리 국가를 겨냥한 핵 선제타격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한 철두철미 공격적인 핵무력 강화 책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김광명은 "보다 엄중한 것은 미국이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열점 지역들에 핵전략 자산들을 무시로 들이밀고 손아래 동맹국들의 손에 첨단 군사장비들을 쥐어주면서 정세를 의도적으로 긴장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현실은 핵전쟁 억제를 위한 자위적 국방력을 질량적으로, 비약적으로 강화할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하기 위한 책임적인 핵보유국으로서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미 전략폭격기 B-52 스트래토포트리스가 금명간 한반도에 전개되는 것은 물론 한미 공군기지에 착륙할 계획이다. 핵무장이 제한되는 B-1B가 2016년 오산기지에 착륙한 적은 있지만, '핵미사일 투하'가 가능한 B-52가 한반도에 착륙하는 건 처음이다. B-52와 B-1B, B-2 등은 미 공군의 대표적 전략폭격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자산으로 손꼽힌다. 이번 B-52의 국내 착륙은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열중하는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날 김동명 국제정치연구학회 연구사 명의로 발행된 글에서도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겨냥한 비난을 이어 갔다. 김동명은 "미국은 조선반도에 각종 핵타격 수단들을 상시 출몰시키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주변 나라들에 대한 핵 선제타격을 기정사실화한 대규모 단독 및 연합 훈련들을 뻔질나게 강행하고 있다"며 "미국의 위험천만한 핵도발책동으로 지금 이 행성은 비핵지대가 아니라 열핵지대로, 전쟁과 대결의 나락에로 더더욱 바투 다가서고 있다"고 강변했다.
북한이 이 같은 비난을 쏟아내고 나선 것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견제하고 정세 악화의 책임을 한미에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가 공조하는 것인데도 되레 북한이 위협받고 있다는 적반하장식 논리를 펼친 것으로, 책임을 외부로 돌려 핵·미사일 개발을 가속화할 명분을 확보하고자 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지난달 26~27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우리의 국회)에서 '핵무력 정책'을 사회주의헌법에 명시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국제무대에서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엔 북한대표부 소속 김인철 서기관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전 담당)에서 "제국주의자들의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우리는 현재 핵보유국의 지위를 포기하거나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각국 외교관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비핵화를 위한 대화와 협상을 촉구했지만, 비핵화 가능성 자체를 부정한 셈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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