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퀵플렉스 사망' 관련 없다는 쿠팡, 매일 아침 업무지시했다
[박현광 기자]
▲ 한 쿠팡 배송 캠프에서 쿠팡CLS 소속 관리자가 퀵플렉서(쿠팡을 원청으로 하는 택배기사)를 모아 두고 아침 공지사항을 전파하고 있다. |
ⓒ 허영 의원실 제공 |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인 쿠팡 로지스틱스서비스(CLS) 소속 관리자가 '쿠팡 퀵플렉서(쿠팡을 원청으로 하는 택배기사)'를 모아두고 직접 '아침 조회'를 하거나 '오배송 회수' 등 직접적인 업무 지시를 해온 정황이 확인됐다. 이는 '배송 업무 중 사망한 퀵플렉서는 쿠팡과 관련 없는 개인사업자'라는 쿠팡 측 해명과 배치된다.
▲ '쿠팡 퀵플렉서 사망' 관련 없다는 쿠팡, 매일 아침 업무지시 한 쿠팡 배송 캠프에서 쿠팡CLS 소속 관리자가 퀵플렉서(쿠팡을 원청으로 하는 택배기사)를 모아 두고 아침 공지사항을 전파하고 있다. ⓒ 허영 의원실 제공 |
<오마이뉴스>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이 확보한 영상 자료를 보면, 배송 캠프의 쿠팡CLS 관리자(캠프 리더)는 일을 시작하기 전 퀵플렉서를 모아두고 아침 공지사항을 전파하고 있다.
해당 관리자는 "(프레시백을) 적재하신 후에 롤테이너에 접어서 반납장소에 반납해주시고 도트박스 사용을 하신 거 접어서 꼭 파레트 위에 올려 놓으시라"며 "프레시백(상품 배달 때 사용한 쿠팡의 보랭가방) 반납하실 때 절대 파레트에 올려놓지 마시고 기존에 있던 쌓여있던 거기다가 올려 놓으시라"고 지시했다. "또 최대한 오배송 안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오늘 업무 수고 많이 하시라"고 당부했다.
▲ 쿠팡 배송 캠프에 정리돼 있는 롤테이너. 파란 철제 구조물이 롤테이너이고, 그 안에 쌓여 있는 것은 프레시백이다. |
ⓒ 허영 의원실 제공 |
'아침조회'뿐만 아니다. 또 다른 배송 캠프의 쿠팡CLS 소속 관리자는 카카오톡으로 퀵플렉서에게 오배송된 상품을 회수하라는 지시를 하기도 했다.
▲ 쿠팡CLS 소속 관리자가 퀵플렉서(쿠팡을 원청으로 하는 택배기사)에게 카카오톡으로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하고 있다. |
ⓒ 허영 의원실 제공 |
한 퀵플레서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매일 아침 회의 형식으로 캠프 리더가 직접 지시를 해왔는데 쿠팡이 퀵플렉서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퀵플렉서는 통화에서 "매일 카톡으로 업무지시를 하고 실제로 오배송된 물품을 회수 못하면 캠프 리더가 직접 손해배상동의서를 작성하도록 시킨다"고 밝혔다.
▲ 쿠팡 입장문. |
ⓒ 쿠팡뉴스룸. |
▲ 허영 더불어민주당 (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 국토안전관리원, 주택관리공단, 건설기술교육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쿠팡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와 관련해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 유성호 |
이에 대해 허영 의원은 "퀵플렉서는 실질적으로 쿠팡에 종속돼 일을 하는 것"이며 "쿠팡은 퀵플렉서 사망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실제론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해온 것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활물류서비스산업 발전법' 9조 1항은 '택배서비스사업자(쿠팡CLS)는 업무를 위탁한 영업점이 해당 영업점과 위탁계약을 체결한 택배 서비스 종사자(퀵플렉서)에 대해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원래도 이 법에 따라 쿠팡은 퀵플렉서를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배송인력 직고용을 고집해오던 쿠팡은 2021년 12월 생활물류법상 택배 사업자 면허를 취득한 뒤 2022년 초부터 자회사인 쿠팡CLS를 통해 일반 택배사에서 해왔던 '위탁 계약'을 시작해왔다. 사망한 퀵플렉서는 쿠팡CLS와 위·수탁 계약을 맺은 A 대리점과 또다시 위·수탁 계약을 맺고 쿠팡의 물품을 배송하던 택배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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