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버텨낸 세계, 전쟁 포화에 다시 수렁으로 [격동의 세계 경제①]
전쟁 볼모 된 식량·에너지…세계 물가↑
이란 참전 때 걷잡을 수 없는 사태
‘무역 국가’ 한국, 경제 회복 물거품
세계 경제가 다시 격랑(激浪)을 마주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겨우 추스를 무렵 두 곳의 전쟁이 다시 회복의 발목을 붙잡는 형국이다. 1년 8개월째 이어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 중동의 ‘화약고’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또다시 전쟁이 발발했기 때문이다.
전쟁이란 대외 악재는 수년간 지속해 온 미국과 중국 무역갈등과 만나 충격을 키운다. 유럽연합(EU)은 보호무역 장벽을 더욱 공고히 하고, 세계 경제는 자국 이기주의 양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러·우 전쟁이 곡물과 에너지(가스) 문제로 세계를 요동치게 했다면, 이·팔 전쟁은 국제유가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자칫 이란까지 참전하게 된다면 ‘오일 쇼크’를 넘어 세계 경제의 대공황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준비 중이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으로 1200명 넘는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하자 대대적인 응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은 이란을 전쟁으로 끌어들일 가능성을 낳는다. 전쟁의 판이 커지는 것이다. 시리아에 주둔 중인 이란 주력군 ‘혁명수비대’가 이미 이스라엘 접경 지역으로 이동 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른다.
이란이 이·팔 전쟁에 참전할 경우 세계 경제는 핵폭탄급 위험을 떠안게 된다. 해외 경제연구 기관은 이란이 참전하게 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고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GDP)이 예상치보다 1.0%p 낮아지는 등 세계 경제에 엄청난 악영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했다.
‘오일 쇼크’에서 비롯하는 세계 경제 충격은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치명상이다. 겨우 진정세를 보이는 주요국 물가는 급등이 불가피하고, 만에 하나 레바논과 시리아까지 전쟁에 뛰어든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도 이·팔 전쟁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지지구 침공(재점령)에 부정적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 CBS 방송 심층 인터뷰 프로그램 ‘60분’에서 현시점에서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점령을 지지하냐는 질문에 “그것은 큰 실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 내 견해로는 하마스와 하마스의 극단적 분파들은 팔레스타인 주민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다시 점령한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자재 의존 큰 한국, 경제 충격 예상 웃돌 수도
러·우 전쟁은 크게 식량(곡물)과 에너지(천연가스) 상황을 어렵게 만든다. 특히 이번 이·팔 전쟁은 석유를 볼모로 한다. 두 전쟁이 석유와 가스, 식량까지 뒤흔들다 보니 세계 경제가 ‘대공항’으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경제 충격은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특히 무역 국가인 우리나라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 우려가 크다. 국제유가 상승은 원자잿값을 치솟게 한다. 세계 경제가 경직하면 수출길도 막힌다. 에너지 가격은 전기요금 인상은 물론 전반적인 물가를 자극할 게 뻔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현재 국내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이 없다면서도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에너지 수급 상황, 국제 유가 동향 등을 점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러·우 전쟁과 이·팔 전쟁은 ‘상저하고(경제가 상반기엔 어렵고 하반기엔 좋아진다는 의미)’에 대한 기대로 혹한기를 버텨온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걸림돌이다. 특히 내년부터 성장세 전환을 기대해 온 정부로서는 자신들이 손쓸 수 없는 또 하나의 악재를 만난 셈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팔 전쟁 국내 영향에 관해 “누구도 확실한 정보나 확신을 갖지 못하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 13일(현지시각)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정부도 굉장히 예의주시하면서 여러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팔 전쟁이 국내에 미칠 파장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얼마 전까지는 없던 변수로, (경제 위협 요인이) 추가된 것은 맞다”며 “확전 등으로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더 크게 확대될 것인지, 혹은 외교적 노력이 더해져 제한적인 양상으로 나타날지는 누구도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위험 이·팔 전쟁…관건은 ‘이란 참전’ 여부[격동의 세계 경제②]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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