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나는 솔로’ 16기, 끊이지 않는 논란… 경각심은 제작진이 가져야 한다

김지혜 2023. 10. 1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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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NA, SBS Plus 제공


“경각심을 가지세요.”

ENA, SBS Plus ‘나는 솔로’ 16기 출연자 영숙이 옥순과 잘되어 가던 광수에게 던진 말이다. 영숙의 이 한마디를 시작으로 광수와 옥순의 사이는 틀어졌고, 출연자들은 근거 없는 가짜뉴스를 발산하며 ‘나는 솔로’ 16기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출연자들은 매 회가 끝날 때마다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영숙은 악플러들에게 “어디서 그 더러운 입으로 내 자식을 이야기하냐”며 법적 대응을 경고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역대급’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16기다. 지난 6일 ‘나는 솔로’ 16기가 막을 내렸음에도 논란과 잡음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방송에서 유독 사이가 좋지 않았던 영숙과 옥순은 법정 공방을 예고하기도 했다. 영숙이 최근 자신의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옥순이 부자인 척한다”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발설했고, 이에 불쾌감을 느낀 옥순이 명예훼손으로 영숙을 고소하겠다고 밝힌 것. 옥순이 영숙이 앞으로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고소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갈등은 물밑으로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이외에도 16기 상철과 영철이 유료 팬미팅을 개최하겠다고 했다가 비난을 받기도 하고, 영숙과 옥순이 설전을 벌이는 카카오톡 채팅방 대화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되기도 하는 등 논란이 계속 되자 이제 누리꾼들도 “제발 그만하라”고 몸서리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소동에도 불구하고 남규홍 PD를 비롯한 ‘나는 솔로’ 제작진은 방송이 끝난 직후 출연자들과 시상식을 버금케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등 오히려 16기를 둘러싼 논란과 잡음을 즐기는 모양새다. 실제 ‘나는 솔로’ 16기는 올해 방영한 기수 중에 최고 시청률과 화제성을 자랑했다. 제작진 입장에선 분명 성과일 터다. 그러나 잊어선 안 될 게 있다. ‘나는 솔로’는 일반인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비연예인 출연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애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방송을 통해 유명세를 떨치고 명성을 얻는 사람도 있지만 무분별한 악플로 몸살을 겪는 사람도 있다. 비연예인 출연자들은 이 과정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장치가 제대로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렇기에 후폭풍이 크다. 그런 점에서 제작진이 어느 정도 방패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솔로’ 제작진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남규홍 PD는 최근 보도자료로 배포된 인터뷰에서 출연자들에게 “악플을 아프지만 담대하게 견디시라”고 말했다. 물론 출연자들 모두 성인이고 방송에 동의한 만큼, 자기 행동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작진 역시 출연자 보호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있다. 자칫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편집하지 않거나, 편집하는 것 자체가 제작진의 몫이기 때문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매번 ‘악마의 편집’이란 말이 나오는 건, 그만큼 제작진의 의도가 담진 편집을 이제는 대중도 다 알고 있단 뜻이기도 하다. 

남 PD는 “편집을 순하게 하면 오히려 내용이 부실하거나 왜곡될 수 있다”며 상황 그대로를 전달하는 걸 지향하고 있다. 그의 지향점은 장점도 있지만 분명히 단점도 있다. 날 것 그대로가 화제를 낳고 시시비비를 가리기에는 좋을 수 있지만, 이제는 만인이 판관인 시대인 터다. 시청자들이 정의를 행사한다며 가혹할 만큼 잔인할 수 있는 시대이기에, 그만큼 제작진은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 연애 리얼리티 시초라 할 수 있는 SBS ‘짝’은 여성 출연자가 최종 선택을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남 PD가 ‘짝’을 연출했기에 누구보다도 위험성을 뼈에 새겼을 터다. 경각심은 ‘나는 솔로’ 제작진이 가져야 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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