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서은국 교수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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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우리는 미래를 과도하게 염려하고 또 기대하며 살아간다.
많은 사람이 미래에 무엇이 되기 위해 전력 질주하지만, 여기서 기대만큼의 행복 결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수십 년 연구의 결론이다.
행복을 따뜻한 샤워에 비유한다면, 우리의 정서 시스템은 찬물과 더운물을 조절하는 꼭지가 따로 달려 있는 샤워기와 같다.
그래서 성공하면 당연히 행복해지리라는 기대를 하지만, 실상 큰 행복에 변화가 없다는 사실은 살면서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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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우리는 미래를 과도하게 염려하고 또 기대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현재를 즐기지 못한다. 고등학생은 오직 대학을 가기 위해, 대학생은 직장을 얻기 위해, 중년은 노후 준비와 자식의 성공을 위해 산다. 많은 사람이 미래에 무엇이 되기 위해 전력 질주하지만, 여기서 기대만큼의 행복 결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수십 년 연구의 결론이다. 그 이유는 바로 '적응' 때문이다. 어떤 일을 통해 느끼는 즐거움이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현상 때문에, 그 무엇을 얻어도 행복은 결국 쳇바퀴를 도는 것처럼 제자리 걸음을 하게 된다. 서은국 교수는 저서 <행복의 기원>에서 "행복은 '한 방'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쾌락은 곧 소멸되기 때문에, 한 번의 커다란 기쁨보다 작은 기쁨을 여러 번 느끼는 것이 절대적이다"고 말한다. 글자 수 940자.
행복을 따뜻한 샤워에 비유한다면, 우리의 정서 시스템은 찬물과 더운물을 조절하는 꼭지가 따로 달려 있는 샤워기와 같다. 불행의 요인들을 줄이는 것은 마치 찬물 꼭지를 잠그는 것과 비슷하다. 이것으로 샤워물이 덜 차가워질 수는 있지만 더 따뜻해지지는 않는다. 우리가 인생에서 추구하는 많은 삶의 조건들은 이 샤워기의 찬물 꼭지와 비슷하다. 물을 덜 차게, 즉 삶을 덜 불편하게 만드는 효과는 크지만, 물을 뜨겁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 생각이 가진 또 하나의 허점이 있다. 인생의 어떤 변화가 생기는 순간과 그 변화가 자리 잡은 뒤의 구체적인 경험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둘을 제대로 구분하지 않는다. 꿈꾸던 대학에서 입학 통지서를 받는 것은 분명 기쁜 일이다. 하지만 막상 대학생이 되어 낯선 환경에서 학업 스트레스를 받으며 외롭게 보내는 일상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개강 직후 나는 종종 연세대학교 신입생들에게 아직도 입학해서 기쁘냐고 묻는다. 대답도 없이 대부분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영어로 표현한다면, 'becoming(~이 되는 것)'과 'being(~으로 사는 것)'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재벌집 며느리가 되는 것(becoming)과 그 집안 며느리가 되어 하루하루를 사는 것(being)은 아주 다른 얘기다. 하지만 우리는 화려한 변신의 순간에만 주목하지, 이 삶을 구성하는 그 뒤의 많은 시간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성공하면 당연히 행복해지리라는 기대를 하지만, 실상 큰 행복에 변화가 없다는 사실은 살면서 깨닫게 된다. 그제야 당황한다. 축하 잔치의 짧은 여흥만을 생각했지, 잔치 뒤의 긴 시간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돈이나 출세 같은 인생의 변화를 통해 생기는 행복의 총량을 과대평가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행복의 '지속성' 측면을 빼놓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 1만80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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