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D] 골프와 IT 기술이 만나면
코로나19 이후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던 스포츠가 바로 골프입니다. 한때 불었던 골프 열풍은 사라졌지만, 국내 골프 인구는 1000만명을 넘었습니다. 대한골프협회가 올 초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스크린 골프장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로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크게 늘었습니다. 국내 골프 산업 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9조원이 넘습니다. 2019년 대비 무려 58% 이상 급증한 사상 최고치입니다. MZ세대의 골프장 인기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그린피(골프장 이용료)에도 불구하고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골프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골프와 IT의 만남
골프의 시작은 15세기로, 세계에서 오래된 스포츠 중 하나입니다. 예전엔 상류층이 즐기는 스포츠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골프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최신 기술의 도움으로 골프는 더욱 정교하고 데이터 기반의 스포츠가 되고 있습니다. 각종 기술로 인한 편의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골프 산업에 활용하는 기술은 다양합니다. AI(인공지능)는 물론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클라우드, IoT(사물인터넷)와 자율주행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IT 기술이 사용됩니다.
골프채와 골프공, 거리 측정 기기 등 골프를 치는 데 필요한 장비는 점차 스마트 기기로 변하고 있습니다. 골프 레슨과 자세 교정 등에 데이터 분석과 AI, AR, VR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일반 골프장엔 자율주행 카트가 등장했고 골프장 잔디 관리에 최신 기술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스크린 골프장에선 현장감을 살리거나 모바일 앱을 활용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드라이버나 아이언의 정확성과 비거리를 늘려주거나,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스마트 골프공, GPS(위치확인시스템)와 각종 센서를 활용한 기기 등이 등장하면서 골프가 원래부터 IT 기술 활용도가 높은 스포츠였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모든 스포츠에 필요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도구와 장비입니다. 최신 기술은 더 나은 선수용 장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과거에는 골프채를 나무로 만들었지만, 현재는 탄소 섬유와 티타늄 등 새로운 소재가 쓰입니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가진 거리 측정기를 사용하면 골퍼는 샷에 필요한 거리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갑이나 클럽에 부착된 스윙 센서를 사용해 스윙 속도, 템포, 각도를 측정하고 샷을 할 때 도움을 받거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할 수 있습니다.
골프공에도 각종 기술이 적용됩니다. 스마트 골프공에는 9축 가속도계, 통신칩, 센서와 GPS 등 각종 전자 부품이 내장돼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거리, 속도, 회전수, 궤적 등 각종 데이터를 측정하고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전송합니다.
AI에서 자율주행과 드론까지
요즘 가장 뜨거운 기술인 AI는 골프 산업에 가장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사실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는 이미 여러 가지 형태로 출시된 지 오래지만, 대중적인 관심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사용법이 복잡하거나 AI가 내놓은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엔 AI와 데이터의 활용법이 다양해지고 사용하기 편리해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골프를 잘 치려면 레슨이 필요합니다. 전문 프로 선수에게 레슨을 받거나 수많은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플레이어에겐 과학적인 맞춤형 코칭이 필요합니다. 앞으론 AI에게 맞춤형 레슨을 받을 수 있습니다. AI 기반 골프 스윙 분석 서비스를 활용하면 AI가 교정해야 할 문제점과 원인을 파악하고 이용자에게 알려줍니다. 전체 골프 플레이 영상을 AI가 편집해 제공하며 사진과 영상, 스코어 등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의 저장, 공유, 접근성을 향상하며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골프 관련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합니다. 정보의 대중화는 선수들과 팬들 간의 상호작용을 높일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조언과 지도를 원하는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AR과 VR을 활용하는 방법도 늘고 있습니다. AR이 적용된 스마트 글래스는 스크린 골프장뿐만 아니라 실제 코스의 그린에서도 퍼팅 경로와 조준선을 시각화해 줍니다. 골퍼가 퍼팅 라인을 더 잘 읽고 속도를 측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훈련 보조 도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 글래스로 주변 골프 코스를 스캔하고 현실 그린에서의 최적 경로를 실시간으로 계산해 보여줍니다.
골프 카트도 스마트 카트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골프 카트에 GPS를 비롯해 거리 측정 관련한 센서와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는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습니다. 골프 카트가 캐디의 역할과 이동 수단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카트는 골프공이 떨어진 위치 정보가 전달되면 특정 위치까지 스스로 이동합니다.
골프장에서 골프 코스 관리에도 여러 기술을 활용합니다. 골프장에 설치된 원격 센서는 잔디의 수분, 온도, 염분 농도 데이터 등을 실시간으로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전송합니다. 예를 들어 땅에 설치된 센서는 땅의 수분을 측정한 후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다른 데이터와 함께 분석해 잔디 관리를 위한 리포트를 작성합니다.
드론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드론이 공중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골프 코스의 문제점을 찾아내 유지 보수가 필요한 지점을 식별합니다. 또한, 플레이어의 동선을 데이터로 기록하고 골프 코스에서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면밀히 조사해 코스 유지 관리에 드는 비용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개선 방안에 대해 인사이트를 얻기도 합니다.
골프 산업의 미래
많은 산업과 마찬가지로, 기술은 골프 산업에서도 플레이 방식을 지속해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와 다양성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흥미로운 변화들이 기대됩니다. 골프 클럽은 더 효율적이고 가벼운 소재를 사용해 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새로운 소재 실험은 물론이고, 3D(3차원)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여 골프 클럽에 다양한 센서와 장치를 부착하는 시도가 이뤄질 것입니다.
또한, 골프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이터 기반 스포츠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선수들의 자세, 스윙, 골프공 등에서 발생하는 회전축, 속도, 공기 역학적 양력, 궤적과 같은 데이터를 계속해서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선수들은 기술을 더욱 향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실내에서도 골프장에서의 경험과 유사한 플레이가 가능한 기술이 발전함으로써 골프를 더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골프 업계는 보다 다양한 기술 기반 솔루션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클럽이나 에너지 효율적인 골프 카트 등의 기술을 개발해 지속 가능한 골프 산업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골프 산업은 기술 혁신을 통해 더욱 흥미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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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탁 비트블루 CSO는 웹3 전문 기업인 비트블루를 공동창업했다. SK플래닛, 한국IBM 등에서 근무했으며 뉴욕대학교에서 기술경영 석사를 취득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에 관심이 많고 웹3.0과 디지털 경제 등 IT 분야에 대한 다수의 책을 펴냈다.
」
윤준탁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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