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별거에도 이혼 NO…윌 스미스 오스카 따귀 사건 진상은

전수진 2023. 10. 1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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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스미스가 부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삭발 머리에 키스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삭발 머리로 촉발된 폭력 사건 이후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주먹질 사건의 숨은 주인공, 배우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입을 열었다. 남편인 배우 윌 스미스는 지난해 시상식 와중에 무대에 예고 없이 올라 사회자의 뺨을 때리고 욕설을 했다. 이 장면은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윌은 당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가 최근 펴낸 자서전에서도 한 챕터를 할애해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시상식 사건의 발단은 사회자인 코미디언 크리스 락의 농담이었다. 당시 핀켓 스미스는 투병으로 인한 탈모로 삭발을 했는데, 락이 그를 가리키며 "(삭발한 여성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 'G.I. 제인' 2편에 출연하는 거, 기대하겠다"는 말을 농담으로 던진 것. 객석에 앉아있던 윌 스미스는 자리를 박차고 무대로 올라가 폭력을 행사했고, 욕설을 포함해 "내 아내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는 그날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지만, 징계를 받고 공개 사과를 한 뒤 아카데미를 탈퇴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크리스 락의 뺨을 때리는 윌 스미스. AFP=연합뉴스


시상식 사건만으로 보면 아픈 부인을 조롱 거리로 삼은 사회자를 남편이 때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스미스 부부의 관계는 좀 더 복잡하다. 둘은 현재 법적인 부부이지만 사실상의 별거 상태다. 이달 할리우드 리포터와 피플 매거진 등과 인터뷰에서 핀켓 스미스가 직접 밝힌 사실이다. 그가 NYT 인터뷰에서 "윌이 나를 '아내'라고 불러준 게 기뻤다"며 "그 말을 들으며 '그래 우린 함께 이 파고를 넘는 한 팀이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배경이다.

이들의 별거는 이혼으로 가는 과정은 아니라고 핀켓 스미스는 못박았다. 윌 스미스 역시 과거 "이혼은 없다"라고 선을 그은 적이 있다. 핀켓 스미스가 자신보다 21살 연하인 래퍼 어거스크 알시나와의 불륜을 인정하면서 이혼설이 불거졌을 때 일이다. 핀켓 스미스 측은 당시 처음엔 불륜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알시나가 한 방송에 나와 불륜 사실을 윌 스미스도 알고 용인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후 핀켓 스미스는 알시나와 "얽혔던 관계(entanglement)"라는 표현으로 간접 인정했다. 알시나는 윌 스미스가 첫 결혼에서 낳은 아들의 친구였기에 여파가 커졌다. 당시 윌 스미스는 이혼을 부정하면서 "우리는 전통적 방식의 결혼에 얽매이지 않는다"면서 "우리 둘 다 혼외 상대와 관계를 맺은 적이 있다"고도 말했다.

이혼은 아니지만 결혼도 아닌 이들의 관계는 현재진행형이다. 핀켓 스미스는 2016년부터 별거를 했지만 자녀들을 중요한 구심점이 된다고 NYT에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특별한 공동체를 만들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제이다 핀켓 스미스(맨 오른쪽)와 윌 스미스(오른쪽에서 두번째). 가운데는 둘의 아들 제이든이다. 왼쪽에서 두 번째는 딸 윌로우. 맨 왼쪽은 윌 스미스가 이전 결혼에서 낳은 아들 트레이. 로이터=연합뉴스


핀켓 스미스의 이번 자서전은 400쪽을 넘긴다. 그는 NYT에 "사람들이 안다고 생각하는 내가 아니라, 내가 들려주고 싶은 진짜 나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윌 스미스의 시상식 폭력에 대해선 "당시 노예로 출연하는 영화 촬영을 막 끝낸 때였는데, 몸도 마음도 엄청 지쳐있었다"며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핀켓 스미스는 이어 자신이 여성이고 스캔들이 있었기에 악성 루머에 시달렸다고도 주장했다. 시상식 폭력 사건 당시, 그가 사회자의 발언을 듣다 남편을 바라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며 논란이 일었던 때와 관련해서다. 당시 일각에선 핀켓 스미스가 남편에게 사회자를 혼내주라는 암묵적 메시지를 보냈고, 그래서 윌 스미스가 돌발 행동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악플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제이다는 NYT에 "결국 남자가 망한 건 여자 탓이라는 건 할리우드에서도 흔한 서사"라며 "왜 이런 해석을 사실인 양 퍼뜨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금 핀켓 스미스의 마음 상태는 어떨까. 그는 NYT에 "결국 내 마음을 해치는 건 내 마음 속의 악마"라며 "나는 그 악마를 놓아주기로 했고, 홀가분하며, 당신도 그렇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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