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공격, 절망스럽습니다”…朴 가슴 쓰렸던 '총리 잔혹사' [박근혜 회고록]
“청문회 때문에 가족들이 반대해서…”, “이런 것도 문제가 된다고요? 그럼 사양하겠습니다.”
대선 승리의 기쁨도 잠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인선으로 애를 먹었다. 국무총리 후보자로 낙점했던 인사들이 하나같이 손사래를 친 것. 청문회장에 나가서 야당의 혹독한 공세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나마 긍정적인 의사를 보였던 인사들도 막상 내부 검증이 시작되자 고개를 저으며 포기하는 경우가 잇따랐다.
난항이 이어지던 가운데 2013년 1월 24일 박 전 대통령은 총리 후보자로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전격 지명했다.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검정고시로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김 위원장은 최연소 사법시험 수석합격, 최연소 판사 임용, 헌법재판소장 역임 등 입지전적인 경력과 함께 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 등으로 인망이 높은 인사였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적임자’라고 여겼던 김 위원장도 언론과 야당의 검증 공세를 버티지 못했다. 사퇴를 만류하는 박 전 대통령에게 그는 “가족들에게 화살이 겨눠지면서 더는 버틸 힘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발표 닷새만인 1월 29일 물러났다.
17일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의 ‘박근혜 회고록’은 박근혜 정부의 ‘국무총리 잔혹사’를 다뤘다. 김 위원장의 사퇴는 서곡이었다. 어렵사리 초대 총리로 임명된 정홍원 전 법무연수원장은 2014년 세월호 사태로 1년 만에 내려왔다.
이후 총리 후보 지명자들도 잔혹사가 이어졌다. 2003년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해, ‘차떼기 수사’로 이름을 날렸던 안대희 전 대법관과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도 검증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들의 연이은 낙마를 바라보는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어떤 심경이었을까.
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을 준비하면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를 되짚어 봤다”며 고위공직자 검증 시스템에 대해 반추했다. 또 국회 청문회 제도에 대해서도 개선 의견을 제시했다.
4일 ‘더중앙플러스’에서 연재를 시작한 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지금까지 대일 관계(외교)와 2012년 총선 및 대선(국내 정치) 등을 되돌아봤다.
순탄치 않았던 한일 위안부 합의와 국제 무대에서 냉랭한 관계를 유지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한 회고를 비롯해 2012년 당시 전격 영입했던 김종인 전 의원과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 박 전 대통령의 임기 전후 있었던 굵직한 이슈들을 다루며 지금까지 드러내지 않았던 자신의 생각을 처음으로 밝혔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박근혜 회고록’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7편 회고록 연재 주소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9668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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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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