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강하다는데...소비재 관련주는 하락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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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소비재 관련주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에 지친 소비자들의 구매행태가 점점 신중해지고 있음이 소매업계 전반에 걸쳐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다.
WSJ는 "미 경제가 일반적으로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보이지만, 소매 부문 전반에 걸쳐 소비자들은 구매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면서 "휘발유 가격 상승, 신용 긴축,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인플레이션 등이 소비자들을 잡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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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소비재 관련주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에 지친 소비자들의 구매행태가 점점 신중해지고 있음이 소매업계 전반에 걸쳐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국채 금리 급등세 또한 '배당주'로 분류되는 소비재 관련주의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경제가 그렇게 강하다면 왜 소비재 주가는 급락하는가'라는 분석 기사를 통해 이러한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S&P500지수 내 필수소비재, 임의소비재 부문에 포함된 상장 기업 가운데 이달 들어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운 기업만 20여곳에 달한다. 달러 제너럴, 타깃, 크래프트하인즈, 코나그라브랜드, 크로락스, 콜게이트-파몰리브 등 대기업도 다수 포함됐다.
연초 대비 달러제너럴의 주가는 약 54% 떨어졌다. 타깃은 25%, 크래프트하인즈는 22%가량 밀렸다. S&P500지수가 지난 7월31일 연고점을 찍고 5.7% 하락하는 동안, SPDR S&P 소매업 상장지수펀드(ETF)의 낙폭은 13%에 달했다.
WSJ는 "미 경제가 일반적으로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보이지만, 소매 부문 전반에 걸쳐 소비자들은 구매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면서 "휘발유 가격 상승, 신용 긴축,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인플레이션 등이 소비자들을 잡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미 소비자신뢰지수 또한 두달 연속 하락해 가계재정, 경제건전성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달러 제너럴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고객들이 식품을 비롯한 필수품목을 구매하는 대신, 임의품목 구매를 줄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 또한 소비자들로부터 임의품목 구매 계획을 철회하고, 각종 프로모션을 활용하는 추세가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미국 내 수익성이 부진한 150개 매장을 폐쇄할 계획이다. CBIZ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안나 라스번은 "식료품이나 휘발유 가격이 높다면, 원하는 재량품목을 덜 구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소매업체에서 절도가 기승을 부리는 것도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타깃은 앞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절도 증가로 인해 연간 수익이 5억달러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에는 안전 문제를 이유로 뉴욕 할렘을 비롯한 전국 9개 매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나이키, 메이시스 역시 절도를 이유로 순익 전망을 하향 조정한 상태다.
특히 이러한 소비재 약세는 최근 국채 금리 급등과도 동시에 맞물리고 있다고 WSJ는 주목했다.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급등하면서 대다수가 '배당주'로 분류되는 소비재 관련주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설명이다. 달러제너럴과 타깃의 배당 수익률은 각각 2.1%, 3.9%다. 크래프트는 5.1% 안팎이다.
데이터 제공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12주 가운데 10주 동안 소비재 부문 펀드에서 자금유출이 확인됐다.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 급등세가 가속화했던 최근 3주간 유출 규모만 10억달러를 웃돈다. 이는 2022년3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EPFR은 월가 펀드매니저들이 지난 4월부터 해당 부문에 대한 노출을 줄여왔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전히 소비재 중에서도 승자는 존재한다. 코스트코와 월마트는 최근 매출 실적이 증가한 대표적 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올 들어서 각각 24%, 13% 이상 상승했다. 이날도 두 주식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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