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할머니 걸그룹

고세욱 2023. 10. 17.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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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자연스러운 시대지만 특히 노래는 청춘과 노인 간 허들이 낮은 편이다.

77세 남진은 지난달 신곡 쇼케이스를 열었고 지난 14일부터 전국투어 콘서트 '오빠 아직 살아있다'를 진행 중이다.

2019년 KBS 전국노래자랑에 나온 지병수(80)씨는 손담비의 '미쳤어'를 율동에 맞춰 부른 게 히트를 치며 CF 출연, 유튜브 운영, 책 출판 등 화려한 제2 인생을 구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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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세욱 논설위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자연스러운 시대지만 특히 노래는 청춘과 노인 간 허들이 낮은 편이다. 77세 남진은 지난달 신곡 쇼케이스를 열었고 지난 14일부터 전국투어 콘서트 ‘오빠 아직 살아있다’를 진행 중이다. 내년이 가수 입문 60주년인데 활력은 여전하다. 남진의 필생 라이벌 나훈아(76)도 지난 7월 새 앨범을 발표했고 12월 투어 콘서트를 연다. ‘가왕’ 조용필(73)은 가수활동 55주년을 기념해 지난 5월 서울과 대구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중장년층만 호응할 거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나훈아의 2020년 노래 ‘테스형’은 신드롬급 화제를 낳았고 그의 뮤직비디오는 젊은층이 몰리는 유튜브에서 1억뷰를 돌파했다. 조용필의 공연에는 노랫말에 공감하는 손주뻘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56년 전 결성된 그룹 시카고는 올 미국 독립기념일 축하공연 간판 공연자로 무대에 섰다. 73년에 데뷔한 영국 록밴드 퀸의 2020년 내한 공연 때에는 2030 떼창이 객석에 울려 퍼졌다.

아마추어 노인들의 정열도 뒤지지 않는다. 2019년 KBS 전국노래자랑에 나온 지병수(80)씨는 손담비의 ‘미쳤어’를 율동에 맞춰 부른 게 히트를 치며 CF 출연, 유튜브 운영, 책 출판 등 화려한 제2 인생을 구가 중이다. 2015년 일본 오키나와에 사는 평균 연령 84세의 할머니 33명이 KBG84를 결성해 세계 최고령 걸그룹의 영예를 안았다. 도쿄 콘서트에선 전석이 매진되기도 했다.

지난 7월 결성된 ‘한국판 KBG84’ 8인조 힙합 그룹 ‘수니와 칠공주’가 구성진 랩으로 만든 부산엑스포 응원가 뮤직비디오를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전달해 화제다. ‘대구포 아니! 황태포 아니! 엑스포는 부산엑스포!’라는 가사가 미소를 안기고 운율이 귀에 찰싹 붙는다. 경북 칠곡군에서 여든 넘어 한글을 깨친 평균 연령 85세의 할머니 걸그룹 선물에 74세 한 총리가 15일 “누님들 감사합니다”라 화답했다. 이들의 열정과 응원에 힘입어 40여일 후 부산엑스포 개최지 확정이라는 낭보가 전해지길 기원한다.

고세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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