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원에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2023. 10. 17. 04: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에 '조경'이란 개념이 도입된 것은 1970년대다.

그 후 체계적 시스템을 통해 도시공원 제도가 본격 정착된 것은 1980년대로, 제대로 된 도시공원이 만들어진 건 이제 40년 정도가 됐다.

아파트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30년 이상 지나면서 변화해온 주거문화와 설계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한 필수적 과정이라 할 수 있듯 도시공원 분야도 30년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수요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남진 ㈜바이런 대표이사·서울형 공공조경가


한국에 ‘조경’이란 개념이 도입된 것은 1970년대다. 그 후 체계적 시스템을 통해 도시공원 제도가 본격 정착된 것은 1980년대로, 제대로 된 도시공원이 만들어진 건 이제 40년 정도가 됐다. 우리나라 최초로 현대적 디자인이 적용된 도시공원인 서울 양천구 목동 파리공원의 경우 1987년 만들어진 뒤 35년 만에 리모델링해 작년 5월 재개장했다. 기존에 시설 노후화와 비효율적 공간 활용 등으로 시민 이용이 불편했던 이 공원은 리모델링 이후 새로운 지역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공원을 고쳐 쓰는 것이 얼마나 큰 효과를 불러오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서울에는 수많은 도시공원이 있다. 서울숲, 어린이대공원과 같은 대형 공원 외에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동네 공원들을 들 수 있다. 공원은 법적으로 근린공원, 소공원, 어린이공원, 체육공원, 문화공원 등으로 세분화돼 공원의 규모나 성격에 따라 도시계획에 맞게 곳곳에 위치해 있다. 그중에는 30년 이상 경과돼 우람한 숲으로 자란 공원이 다수를 차지한다. 건물이나 시설은 만들어지는 순간 노후화가 시작되는 반면, 공원은 나무를 한 번 심고 나면 계속 자라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좋아진다. 그래서 오래된 공원은 꾸준히 이용도가 높아지게 마련이다.

시민들의 공원 이용 패턴에도 변화가 있다. 30년 전에는 공원문화라는 것이 생소할 정도로 어색했다면, 지금은 공원에서 많은 활동을 한다. 산책은 일상이 됐고 피크닉, 행사, 다양한 운동 등 여러 가지 여가활동이 공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추세는 최근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초기의 공원 설계에서는 주어진 땅을 길과 녹지로 구분하고 벤치와 퍼걸러 정도의 휴게시설을 배치해 지금과는 차이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공원을 고쳐 쓰는 작업이 그래서 필요하다.

그렇다면 공원을 어떻게 수선해야 할까. 우선 우량한 나무들은 그대로 살리되 ‘열세목’이라고 불리는, 잘 자라지 못한 나무들은 좋은 자리로 이식하거나 폐기해 다른 나무들의 생육 환경을 더 좋게 해줘야 한다. 나무 아래 공간은 휴게시설을 만들어주거나 초화류를 심어 정원을 조성할 수 있다. 휴게시설은 공원에 개성을 부여하는 특징적 시설로 디자인해 세련된 공간미를 연출할 수 있다. 운동시설과 놀이시설은 아파트 단지에서 볼 수 있는 인공적 시설은 피하고, 자연 소재를 활용해 공원 경관과 조화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시의 환경 문제를 경감시키기 위한 빗물저류형 배수시설과 투수성 포장재 등으로 교체하고, 교통약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아파트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30년 이상 지나면서 변화해온 주거문화와 설계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한 필수적 과정이라 할 수 있듯 도시공원 분야도 30년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수요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공원 리모델링을 통해 시민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공간복지를 제공할 수 있길 기대한다.

이남진 ㈜바이런 대표이사·서울형 공공조경가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