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신산업 전환… 석유화학업계 ‘적자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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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신음하는 석유화학업계가 생존을 위해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범용 플라스틱 사업을 과감하게 매각하거나 철수하고, 친환경·고부가 신산업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뜯어고치고 있다.
매각 대금을 이차전지, 반도체, 친환경 소재 사업에 쏟아붓는다는 구상이다.
LG화학은 범용 제품 사업을 정리하고 3대 신성장동력(친환경·배터리·글로벌 신약)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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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이차전지·반도체 등 사업 재편
LG화학, 수익성 악화 사업 과감 포기
실적 부진에 신음하는 석유화학업계가 생존을 위해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범용 플라스틱 사업을 과감하게 매각하거나 철수하고, 친환경·고부가 신산업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뜯어고치고 있다. 기후변화로 화학산업의 지형이 빠르게 변하는 데다, 중국발 공급 대란이 지속하면서 더 변신을 늦출 수 없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 NH금융타워에서 롯데그룹 화학군 주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참석한 ‘기업설명회(IR DAY)’를 열었다. 김교현 화학군 총괄대표는 “국제정세 및 화학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민첩한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수익성 최대 확보’와 ‘효율성 최적화’라는 목표 아래 사업을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이 치솟자 기존 경영 전략과 사업 구조를 수정 중이다. 지난달엔 중국 롯데케미칼자싱 공장의 지분을 현지 협력사에 모두 넘기며 적자를 보던 중국 내 석유화학 사업을 정리했다.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는 분리막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플렌(PP) 및 태양광 EVA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기존 범용 플라스틱 제품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집중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중국과 범용 플라스틱 제품에서 가격 경쟁을 벌이기보다 앞선 기술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SKC도 화학소재 사업을 매각하며 본격적인 사업 재편의 신호탄을 쏘았다.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폴리우레탄(PU) 원료 사업의 지분 100%를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4103억원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매각 대금을 이차전지, 반도체, 친환경 소재 사업에 쏟아붓는다는 구상이다. SKC는 하반기에 상업 가동을 앞둔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을 비롯해 반도체 패키징 기술 기업 ‘칩플렛’에 대한 지분투자 등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LG화학은 범용 제품 사업을 정리하고 3대 신성장동력(친환경·배터리·글로벌 신약)에 집중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소재용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약 1조원에 중국에 팔았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 악화에 빠진 사업에서 발을 빼고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최근 글로벌 1위 완성차 기업 토요타와 2조8600억원 규모의 이차전지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는 ‘잭팟’을 터트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장기 성장을 담보하려면 공급 과잉이 이어질 범용 제품 증설에 돈을 쓰는 대신 신산업 투자를 확대하는 게 필수”라고 전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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