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자지구 지상전 임박… 무고한 이들의 절규

2023. 10. 17.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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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서방 국가들조차 대부분 지상군 투입에 반대하는 이유다.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보복이 정당하다 해서 가자지구를 초토화하는 대규모 무차별 공습과 지상군 투입까지 정당화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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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소년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속에서 소지품 등을 챙겨 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전시 연정 첫 각료회의에서 “하마스를 부숴버릴 것”이라며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발령한 대피령 시한이 지난 가운데 16일 ‘일시 휴전’ 보도가 나왔으나 이스라엘 측이 부인해 지상군 투입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9일째 충돌로 양측 사망자만도 이미 4000명이 넘었는데 양측 전투 병력이 가자지구에서 근접전을 펼치면 인명 피해는 급증할 수밖에 없다. 하마스 대원만 겨냥한 정밀 타격이 사실상 불가능해 다수의 민간인 희생을 피하기 어렵고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지상군을 투입하면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이 참전하겠다고 밝혀 중동 지역 대재앙의 문이 열릴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서방 국가들조차 대부분 지상군 투입에 반대하는 이유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유례없는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이스라엘의 처지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 측 사망자가 1500여명, 부상자가 수천명이고 190여명이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도 사망자 2600여명, 부상자 약 1만명이 발생했다. 이스라엘 피해자도 대부분이 민간인이지만 팔레스타인 측도 사망자 60%가 여성과 어린이들이라고 한다. 어느 쪽이든 무고한 민간인 피해는 막아야 한다.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보복이 정당하다 해서 가자지구를 초토화하는 대규모 무차별 공습과 지상군 투입까지 정당화되기는 어렵다. 이스라엘의 봉쇄로 식량, 물, 연료, 의료품 등의 공급이 끊긴 가자지구 주민들을 더 비참한 처지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

가자지구를 점령한다 해서 이스라엘의 안전이 담보되는 것도 아니다. 팔레스타인의 증오심을 더 키워 유혈 보복의 악순환을 부를 게 뻔하다. 분쟁을 끝내려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를 인정하고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차 강조했고 유엔 대다수 회원국들이 지지하는 ‘두 국가 해법’이 그것이다.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으로 그 가능성이 닫혀서는 안 된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적극 중재에 나서 더 큰 파국은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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