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보선 참패 정의당, '대혼란'…'지도부 사퇴요구' 확산
지도부 "국민에 재신임 받겠다"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대' 득표율을 얻어 참패한 정의당에 이정미 지도부 '책임 사퇴론'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다양한 정치적 연대를 통해 한 달 뒤 있을 '혁신재창당대회'까지 사력을 다하겠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하면서, 당분간 내홍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는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83%.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받은 정의당 성적표다. 도저히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는 참담하게 패배했다"며 "변화 없는 지도부에 동참할 수 없다. 저는 오늘 청년정의당 대표를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보궐선거의 가장 큰 책임은 이정미 지도부에 있다. 선거 목표였던 제3정당으로서 지위를 확실하게 확인하기는커녕 정의당은 유효정당으로서 지위를 완전히 상실했다"며 "변화는 책임에서부터 시작되는 만큼, 이정미 지도부가 '전원 사퇴'를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의 경우) 임명직 당직자만 사퇴하는 상황을 보고 '정말 책임없다, 웃기는 상황'이라고 한다"며 "그런데 정의당도 (국민의힘과 똑같이) 그런다면 우리가 과연 그들보다 더 나은 정당, 책임감 있는 정당이라 말할 수 있겠나"고 따져 물었다.
앞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에게 17.15%p 차로 '완패'했다. 이후 국민의힘 사무총장, 수석대변인 등 임명직 당직자들은 선거 패배 책임 차원에서 전원 사퇴했다. 그러나 총 책임자인 김기현 대표는 자리를 지켜 야권에서는 '책임 떠넘기기'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정의당도 여당과 다를 바 없다는 게 류 의원 발언의 취지다.
당내 책임론 분출에도 당 지도부는 사퇴 요구에 선을 긋고 '마지막 기회'라는 일념으로 한 달 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의당 지도부는 보궐선거 패배 이후 대표단, 의원단과 함께 광역시도당 위원장단 회의를 열고 당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회의 결과와 관련, "정의당은 신당추진사업단을 정비하고, 노동·녹색당 등 정치세력, 지역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분권과 자치를 목표로 하는 정치세력과의 높은 수준의 연대연합을 추진해 내달 19일 1단계 '혁신재창당대회'를 완료하고 정의당의 변화,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국민들로부터 재신임 받겠다"고 말했다.
이에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는 측에서는 '상식 밖의 주장'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류호정·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이 주도하는 정치 유니온 '세번째 권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정미 지도부가 11월까지 재창당 준비에 주력하고, 총선지도부를 세우겠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며 "이는 실패한 지도부의 노선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상식 밖의 주장이며 명백히 패배한 자강론의 연장 선언"이라고 맹비난했다.
정의당 내 3지대와 연대·연합을 통한 신당추진 세력인 '대안신당 당원모임'도 이정미 지도부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이 모임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참담한 선거 결과 앞에 내놓은 쇄신책이 '한 달 뒤 대의원대회에서 총선지도부 구성 후 사퇴'라니 대단히 무책임하고 실망스럽다"며 "전국위원회 권한까지 위임받는 전권 비상지도부를 구성해 '혁신·재편·확장'으로 나아가는 당의 노선 전환과 총선 지휘 책임을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사퇴요구에 이 대표는 꿋꿋히 재창당의 소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반면, 다른 정파들은 그 재창당의 노선, 즉 이정미 지도부의 재창당 비전은 더 이상 칠 바닥도 없다고 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은 '당명 개정'을 포함한 구체적 재창당 계획을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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