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언론사와 SNS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과 이스라엘의 보복 작전이 전쟁으로 비화하면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긴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와 마찬가지로 가짜 뉴스가 빠르게 퍼지는 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가짜 뉴스 단속을 포함한 콘텐트 관리 인력을 대량 해고한 ‘X(옛 트위터)’는 현재 가장 취약한 플랫폼으로 꼽혔고, 최근 유럽연합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가짜 뉴스를 삭제하지 않는 X를 조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X의 문제는 가짜 뉴스 범람만이 아니다. 점점 더 많은 언론인이 X를 사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 플랫폼에서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기 힘들어졌다. 미국의 공영라디오 NPR의 경우 지난봄 아예 회사 차원에서 X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머스크가 공영방송에 ‘정부 지원 매체’라는 꼬리표를 붙인 데 반발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NPR이 흥미로운 발표를 했다. X를 떠난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자사 웹사이트로 유입되는 트래픽 양을 살펴보니 X 계정으로 기사를 홍보할 때와 거의 차이가 없더라는 것이다.
인터넷이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기자와 언론사에 소셜미디어는 필수 도구가 되었다. 새로운 소식과 여론의 흐름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발행한 기사가 공유하면 회사로 트래픽을 몰아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런 효과를 내는 소셜미디어는 있다. 하지만 기자들 사이에서는 “X는 트래픽 유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많았다. 플랫폼 특성상 사람들이 링크된 기사를 퍼뜨리기는 해도 클릭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언론사가 그동안 사용하던 소셜미디어 전략을 냉철하게 따져봐야 할 때다. 트래픽 증가 효과가 작은 플랫폼에 시간과 자원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게 NPR 사례가 주는 교훈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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