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오늘 인·재 데리고 뛸까

송지훈 2023. 10. 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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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클래스’ 경기력에 인성과 리더십까지 갖춘 손흥민은 17일 후배 이강인과 함께 베트남과의 평가전에 출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31·토트넘)이 국내 팬 앞에서 출격을 준비 중이다.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베트남과의 A매치 평가전에 나서기 위해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축구 스타’로 영국 팬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지난 7일 영국 루턴에서 열린 루턴타운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직후 TNT스포츠와의 스탠딩 인터뷰에 응한 게 기폭제가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레전드인 진행자 리오 퍼디낸드 등과 인터뷰를 마친 그는 테이블에 마이크를 살며시 내려놓고 자리를 떴다. 혹여 마이크가 고장 날까 조심스럽게 행동한 이 장면이 팬심을 자극했다. TNT 스포츠가 ‘손흥민이 마이크를 내려놓는 방법’이라며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해당 영상은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현지 팬들은 “존경 받아 마땅한 선수” “손흥민이 젠틀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는 장면”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 팬은 “라이벌 팀 소속이지만, 이 선수만큼은 맘에 든다”고 찬사를 보냈다. 당시 인터뷰를 마친 퍼디낸드는 “정말 멋진 친구(What a guy)”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 앞서 결승골 주인공(수비수 미키 판더펜)을 손흥민이 예측한 것도 함께 주목을 받았다. 판더펜은 “경기장으로 향하는 선수단 버스 안에서 쏘니(손흥민 별명)가 ‘오늘 네가 첫 골을 넣을 거야’라고 말했다”면서 “당시엔 믿지 않았지만, 이제 돌이켜보니 완벽히 맞아 떨어졌다”며 활짝 웃었다. 팬들은 “쏘니는 인성뿐만 아니라 예지력도 남다르다”며 놀라워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다소 부진했던 손흥민은 올 시즌 월드클래스 실력을 되찾았다. 그는 지난달 4경기에서 6골을 몰아치며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 13일 EPL 사무국이 선정한 ‘9월의 선수’로도 뽑혔다. 개인 통산 4번째로 이 상을 받으면서 EPL 레전드 앨런 시어러, 티에리 앙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의 맹활약에 힘입은 토트넘은 올 시즌 초반 8경기에서 무패 행진(6승2무)을 하면서 선두를 질주 중이다. 간판 골잡이 해리 케인(30·바이에른 뮌헨)이 팀을 떠난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값지다. 손흥민은 케인이 떠난 토트넘에서 주장을 맡아 동료들을 이끄는 역할도 맡고 있다. 2021~22시즌 득점왕에 오를 당시엔 ‘로빈(배트맨의 절친 동료)의 반란’ 느낌이었다면, 올 시즌엔 손흥민을 명실상부한 토트넘의 에이스이자 간판스타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손흥민의 존재감과 리더십은 축구대표팀에서도 빛난다.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A매치 평가전(4-0승)에서 손흥민은 사타구니 부상 악화를 막기 위해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지만, 전광판에 그의 얼굴이 비칠 때마다 관중석을 가득 채운 5만9000여 팬들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힘을 실어줬다.

그러면서도 주장 역할은 충실히 수행했다. 이날 2골을 기록한 이강인(22·마요르카)이 후반 종료 직전 교체 아웃돼 벤치로 향하자 따뜻하게 안아주며 격려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선 “‘이젠 내가 없어도 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한 번 더 후배의 기를 세워줬다.

손흥민은 베트남전에서 이강인과 함께 뛸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 26위, 베트남은 95위로 전력 차가 크지만, 손흥민은 컨디션 점검 차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과의 상대전적은 17승5무2패다.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과 아시안컵 본선에서 우리와 만날 한 수 아래 상대들의 밀집 수비를 뚫을 방법을 연구할 기회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이 얼마나 뛸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면서도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대표팀과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 그는 한국 대표팀 주장이다. 큰 대회(아시안컵)를 앞두고 동료 선수들과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월드클래스’ 손흥민

「 경기력
◦ 9월 6골로 ‘EPL 이달의 선수’ 수상(통산 4번째)
◦ 2021~22시즌 EPL 득점왕(23골, 아시아 선수 최초)

인성

루턴타운전 직후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테이블에 마이크를 조심스럽게 내려놓는 손흥민. [사진 TNT 스포츠 중계 화면 캡처]

◦ 인터뷰 후 조심스럽게 마이크 내려놓은 장면 화제
◦ 튀니지전 2골 이강인에 “나 없어도 되겠다” 폭풍 칭찬

리더십
◦ ‘간판스타’ 케인 떠난 토트넘 라커룸의 든든한 새 리더
◦ 토트넘 8경기 무패(6승2무)+리그 선두 질주 이끌어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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