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4년치 추억 들고…일본 돌아가는 안권수

고봉준 2023. 10. 17. 00: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O리그 고별전을 치른 롯데 안권수(오른쪽)가 경기 후 마련된 송별회에서 작별인사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지난 11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구장.

롯데 구단은 올 시즌 홈구장에서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작별을 앞둔 외야수 안권수(30)를 위해 깜짝 송별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대부분의 롯데 선수들은 아쉬움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선수는 눈물까지 흘렸다.

올 시즌 종료와 함께 고향 일본으로 돌아가는 재일교포 3세 안권수는 “한국에서 뛰었던 지난 4년 동안 팬들로부터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생각하지도 못한 송별회까지 마련해줘서 무척 감동했다. 그동안의 많은 기억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했다.

안권수는 2020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 전에는 일본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터라 한국 무대는 낯설기 그지없었다. 의사소통도 어렵고,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동료 선수의 도움을 받으며 KBO리그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안권수는 지난해 병역 문제와 맞닥뜨렸다. 한국에서 계속 활동하기 위해선 병역의 의무를 완수해야 했는데 이미 30대에 접어든 재일교포 안권수로선 난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일본인 아내와 갓 태어난 아이까지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더는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없게 된 안권수는 일본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막판에 롯데가 손을 내밀어 1년 더 현역 생활을 연장했다.

이적 후 롯데 타선의 첨병으로 활약한 안권수는 “일본으로 돌아가면 룸메이트인 윤동희와 김민석이 가장 그리울 것 같다. 경기가 끝나면 동생들과 둘러앉아 2시간 넘게 토론을 하면서 그날 경기를 복기했다. 그만큼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받았다. 비록 몸은 떨어지더라도 언제나 동생들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송별회에서 눈물을 펑펑 흘린 윤동희와 김민석은 “(안)권수 형과는 정말 추억이 많다. 일일이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형을 많이 따랐다”면서 “권수 형이 일본으로 돌아간 뒤 야구 선수로 계속 활동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들었다. 어떤 삶을 살더라도 잘 해내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