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2기 지도부' 출범 …성패는 '용산'과 거리에 달렸다
용산과 관계…'수평적' 전환 관건
지지율 반등 없으면, '비대위' 불가피
'김기현 1기 지도부' 체제가 강서구청장 선거 국민의힘 패전 책임을 안고 막을 내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수도권·탕평'을 내세운 '김기현 2기 지도부' 체제 인선을 발표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김 대표가 의원들에게 사실상 '재신임'을 받으면서, '김기현 체제'는 이전보다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김기현 1기' 실패 근본 원인으로 당과 용산 대통령실과의 수직적 관계가 손꼽히는 만큼, '김기현 2기' 성공 여부는 용산과의 거리 설정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향후 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결국 다시 '비대위' 이야기가 당내에서 분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무총장에 TK·재선 이만희, 계파색 옅은 친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예지 지명직 최고위원, 이만희 사무총장, 함경우 조직부총장, 박정하 수석대변인, 윤희석 선임대변인,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 등 임명직 당직자 인선을 확정했다.
곧바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선 유의동 정책위의장 내정자가 만장일치로 추인됐다. 정책위의장은 당 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의총 추인을 받아 임명한다.
'김기현 2기' 인선 특징은 유의동(경기 평택) 정책위의장, 김성원(경기 동두천·연천) 여연원장, 함경우(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 조직부총장, 윤희석(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 대변인 등 8명 중 절반이 수도권 인사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김기현 1기' 임명직 당직자는 영남 인사가 8명 중 5명에 달했다. 박대출(경남 진주갑) 정책위의장·박성민(울산 중구) 전략기획부총장·박수영(부산 남구갑) 여연 원장·강대식(대구 동구을) 지명직 최고위원·강민국(경남 진주을) 수석대변인 등이다.
무엇보다 계파색이 옅어지고, 김 대표가 전당대회 시절 내세우던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이미지가 두드러졌다. 직전 이철규 사무총장·박성민 부총장은 소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됐으며, '비윤'계 의원을 꼽으라면 강대식 지명직 최고위원뿐이었다.
신임 유 정책위의장은 과거 유승민계로 분류됐다.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김 대표가 원내대표이던 당시 정책위의장을 지냈던 인연도 있다.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된 여성 비례대표 김예지 의원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다.
이번 인선에서 가장 주목 받았던 당직은 단연 사무총장이다. 총선에서 당 살림을 책임지면서 공천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TK(대구·경북) 출신의 재선의 이 사무총장 역시 '친윤'으로 분류 되지만 계파색은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김기현 대표(울산)·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등 지도부 투톱이 모두 '영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인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기현의 외침 "당정대 관계, 보다 건강하게 하겠다"
김 대표는 전날 열린 의총에서 사실상 '재신임'을 받으며 2기 지도부를 출범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당 지지율이 안정되지 않고, 민심 악화가 계속되면 비대위 이야기 나올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0∼13일 2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10월 5∼6일) 대비 4.3%p 내린 32.0%, 더불어민주당은 2.9%p 오른 50.7%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석열 정부 들어 최저치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영남권 한 중진의원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일단 의원들이 김 대표를 다시 한번 더 믿기로 한 것"이라며 "그러나 당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으면, 결국 김 대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대통령실과의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변화시켜야 당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김 대표 체제 국민의힘은 '용산 출장소'라는 오명에 시달렸다. 특히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용산의 뜻'에 따라 김태우 후보를 공천하면서 이러한 비판이 최고조로 올랐다.
김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최고위에서 대통령실과의 관계 재설정을 강조했다. 그는 "당과 정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하겠다"며 "당정대 관계에 있어서 당이 민심을 전달하여 반영하는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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