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타] 한유섬 "거의 내려놨던 올 시즌…꾸준히 하면 반등할 거라 믿었죠"
차승윤 2023. 10. 16. 22:12
"그래도 내 직업이니 자부심을 가지고 꾸준히 준비하면 언젠가 조금은 반등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었다."
최악의 시즌을 보낸다고 자책했던 한유섬(34·SSG 랜더스)이 팀의 마지막 순위 싸움을 이끄는 해결사로 변모했다. 2018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이끌었던 '가을 사나이'의 면모가 보이고 있다.
한유섬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서 3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 알짜 활약으로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장타는 없었으나 두 차례 득점 기회를 모두 그가 살렸다. 1회 추신수의 2루타와 박성한의 번트로 만들어진 1사 3루 기회 때는 가볍게 좌익수 방면 뜬공으로 희생 플라이를 쳐 선취점을 가져갔다. 이어 3회 김민식의 볼넷 후 진루타로 만들어진 득점 기회 때도 깔끔한 적시타로 추가점을 생산했다. 심지어 세 번째 득점마저 그가 관여했다. SSG는 2사 후 박성한의 안타로 물꼬를 텄고, 한유섬이 볼넷으로 기회를 길레르모 에레디아에게 이었다. 바통을 받은 에레디아가 친 내야 안타가 SSG의 세 번째 타점이 됐고, 이는 한 점 차 승리를 결정짓는 승부처가 됐다.
한유섬의 활약은 비단 이 날에 그치지 않는다. 전반기만 해도 그는 타율 0.185 2홈런 22타점으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개막 후 7월까지 월간 타율이 5월(0.213)을 제외하면 2할도 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최정의 뒤를 받치는 4번 타자였던 그를 중심 타선은 고사하고 선발 라인업에 넣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의 부진이었다.
반면 후반기, 특히 9월 이후 활약은 만점에 가깝다. 지난 15일 기준 후반기 한유섬은 타율 0.384 5홈런 30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순위 싸움을 이끄는 중이다. 특히 9월 이후로 한정하면 16일 경기까지 31경기에서 타율 0.429(105타수 45안타) 26타점을 기록했다. 최정이 막판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빈자리를 그와 에레디아가 완벽히 메우는 중이다.
16일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한유섬은 "팀이 역대급 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부담이 많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아쉽게 지고 처질 수도 있었는데, 중요한 경기를 이길 수 있게 돼 기분 좋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한유섬은 "지금은 타격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그저 상대 투수와 타이밍 싸움만 한다. 단순하게 타석에 임하고 있다"며 "물론 잘 맞은 게 잡히고, 빗맞은 게 안타가 되는 운도 분명 작용하는 것 같다. 항상 좋은 타격을 하긴 어려운데, 9월부터 지금까지는 운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최근 타격감 비결을 전했다.
부진에 대한 부담을 누구보다 크게 느꼈을 건 한유섬 자신이다. 그리고 그만큼 중요한 순간 팀에 공헌할 수 있게 돼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도 그다. 한유섬은 "올 시즌 성적은 거의 내려놨었다. 야구 자체를 놨다기보다는 전광판 (성적표를) 안 본지가 정말 오래됐다. 기록으로 보면 최악의 시즌이라고 볼 수 있다. 8월 말부터 '올해는 안 되는 해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야구장에 출근하는 게 정말 행복하지 않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한유섬은 "그래도 내 직업이니 자부심을 가지려 했다. 꾸준히 준비한다면 언젠가 조금은 반등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었다"며 "그렇게 준비하니 9월부터 조금씩 살아나 이렇게 팀의 보탬이 됐다. '그냥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떠올렸다.
SSG의 순위 싸움은 17일 인천 두산과 최종전까지 이어진다. 승리한다면 자력으로 3위를 확정할 수 있다. 한유섬은 "지난해 정말 뜻깊은 한 해(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를 보냈는데, 올해는 그에 비하면 팀 성적이 저조할 수는 있어도 가을야구 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라며 "개인 기록보다는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우선이다. 모든 선수가 그렇게 생각하고 야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144경기에서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었다. 지금은 주장을 내려놨지만, 주장일 때 선수단에 '한 경기 기회가 2~3번 온다고 하는데, 항상 최선을 다하지 않나'라고 메시지를 남기곤 했다. 선수단이 지금 잘하고 있고, 하던 대로만 한다면 내일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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