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교황, 가자지구 우려 용납할 수 없어...하마스부터 비난하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일 삼종기도를 하는 동안 군중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포위 공격에 대해 우려를 표하자 이스라엘이 바티칸에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스라엘 영자 매체인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폴 리처드 갤러거 교황청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바티칸에 대해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코헨 장관은 “유대인과 이스라엘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 어린이, 노인을 해친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의 살인적인 테러 행위에 대해 바티칸이 명확하고 분명한 비난을 내놓기를 기대한다”며 “이스라엘이 1300명의 희생자를 땅에 묻는 상황에서 바티칸이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우려가 주로 담긴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바티칸 외교 수장의 통화는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일 삼종기도 메시지 직후 이뤄졌다.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일 삼종기도에서 “모든 민간인이 분쟁의 희생자가 되지 않길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스라엘이 봉쇄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인도적 통로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이에 따른 이스라엘의 보복이 전개된 이래 교황은 무력 충돌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꾸준히 내왔다. 지난 11일엔 하마스가 붙잡은 모든 인질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을 향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사는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적인 포위 공격은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