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재앙 막아라”…각국 전방위 외교전
미국과 중국 등 각국이 인도주의적 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는 일을 막기 위해 전방위적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에 대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이곳과 이집트를 잇는 ‘라파 통로’를 개방하는 데 외교력을 모으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에 대해 “큰 실수”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하마스의 극단적인 세력이 팔레스타인 주민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이 가자를 다시 점령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은 무고한 민간인의 죽음을 피하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만큼 심각한 야만적 행위에 연루된 사람들을 쫓고 있다”며 “그들은 하마스를 뒤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방문 시점은 이번 주 후반이 유력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2일에 이어 16일 다시 이스라엘을 찾았다. 그는 그사이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를 방문했다.
중국도 대중동 외교전에 한창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15일 사우디 이란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연쇄 통화를 갖고 이스라엘·하마스 정세를 논의했다. 왕 부장은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행동은 자위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팔레스타인에 인도적 지원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자이쥔 중국 중동문제 특사는 이번 주 중동 관련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16일 전화통화를 하고 가자지구에 즉각적인 원조를 제공하는 데 뜻을 모았다. 또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지구 공습과 주민 강제 이주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는 앞서 13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요구하고 민간인에 대한 폭력과 테러 행위를 비난하는 내용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채택을 제안했다.
독일도 올라프 숄츠 총리가 17일 이스라엘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연맹(AL)과 아프리카연합(AU)은 15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지상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국제사회의 관심은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통로’의 개방 여부다. 미국은 이곳을 개방해 가자지구의 외국인을 탈출시키고 국제사회의 원조 물품을 반입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날 라파 통로가 개방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이집트 보안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이집트와 미국, 이스라엘이 오전 9시부터 가자지구 남부 지역 휴전에 합의하고 라파 통로를 개방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도 전날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한 뒤 “라파 국경 개방이 인도적 지원을 위해 다시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라파 통로를 개방한다는 보도와 관련해 이집트 측으로부터 어떠한 연락이나 확인도 받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도 보도 직후 “휴전은 없다”는 짤막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현재 가자지구에는 외국인을 내보내는 대가로 휴전과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는 상황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 식수 위생 등 필수 서비스가 붕괴 직전이며 시신 수습용 가방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중부 데이르 알발라흐의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은 시신안치소가 가득 차 일부 시신을 아이스크림 냉동 트럭에 옮겨 보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주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사람의 60%가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인질이 모두 199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양측 사망자는 415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에서 1400명이 사망하고 3500명이 부상당했다. 가자지구 사망자는 2750명으로 늘었고 9700명이 다쳤다.
장은현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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