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가격 50년간 14배 올랐다…라면 45년 전 100원→820원
지난 50년 동안 소주와 맥주 가격이 각각 14배, 7배 뛴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휘발유는 8배 올랐다. 라면 가격은 45년 동안 8배로 상승했다.
16일 한국물가협회가 ‘10월호 월간 물가자료’에 공개한 생활물가 주요 품목 가격 변화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저렴해 쉽게 찾을 수 있는 라면은 1978년 한 봉(120g) 100원에서 올해 820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국수(1㎏ 1봉) 가격은 155원에서 2790원으로 18배 뛰었다.
쇠고기 107배, 돼지고기 45배로
서민의 술로 불리는 소주(360mL 1병) 가격은 95원(1974년)에서 1370원, 맥주는 235→1580원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고기(1㎏) 가격은 1366→14만5900원으로 107배, 돼지고기(1㎏)는 700원에서 3만1800원으로 45배 올랐다. 50년 전에는 24원에 달걀 한 개를 살 수 있었지만 현재는 398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당근·감자·무·시금치·상추 등 주요 채소류 중에서는 당근(1974년 53→3290원, 62배)이 50년 동안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당근 가격은 2018년 57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어 무(19→967원, 51배), 감자(67→3280원, 49배), 시금치(80→3280원, 41배), 상추(692→1만4100원, 20배) 순이었다. 1978년 267원이던 배추(2.5kg 1포기)는 3980원으로 15배 올랐다.
고등어(1마리)와 오징어(3마리) 가격은 지난 35년 새 각각 6배(1988년 800→4580원), 9배(600→5400원) 뛰었다. 쌀(1㎏) 가격은 1983년 813원에서 4200원으로 5배 올랐다. 이 밖에 고추장·된장(이하 500g)·간장(1L) 가격은 1978년 200원, 150원, 180원에서 올해 5490원, 3750원, 1만150원으로 올라 각각 27배, 25배, 56배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장바구니 물가 외에 다른 주요 품목 가격을 살펴보면 고급 휘발유(1L)는 1974년 206원에서 올해 1710원으로, 금(1돈) 가격은 1985년 4만8000원→30만9000원으로 뛰었다.
“팬데믹과 우크라 전쟁이 물가상승 주도”
이번 장바구니 물가 조사에서 쌀·찹쌀·쇠고기·돼지고기·달걀·고등어·오징어·라면·국수·된장·간장 등 다수 품목의 가격이 지난 5년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민 한국물가협회 팀장은 “코로나19가 발발한 2019년과 비교해 천일염 가격은 생산량 감소 영향으로 49%가량 상승했으며 고등어 가격도 지속적인 어획량 급감 영향으로 53% 올랐다”며 “팬데믹 이후 상품의 공급난과 통화량 증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곡물 가격과 국제 유가의 상승, 급격한 기후변화 등이 물가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의 고물가 상황 속에서 외식 품목 오름세도 지속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이 8월 6992원에서 7069원으로 올라 처음 7000원대를 기록했으며 삼겹살(200g) 가격은 8월 1만9150원에서 1만9253원으로 올랐다.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유통 업계는 초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는 앱 공동 구매 주문량을 달성하면 정상가 대비 70% 이상 할인해주는 ‘오더픽’ 이벤트를 하고 있다. 앱으로 주문한 물품은 매장에서 직접 찾아간다. 롯데는 마트와 슈퍼가 상품으로 공동으로 조달해 원가를 낮춤으로써 최대 50% 저렴한 ‘온리원딜’ 상품을 20여 개에서 최근 70여 개로 늘렸다. 우유·김치·고추장·치약·세제 등 식품과 생활용품이 주를 이룬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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