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원] 손흥민 베트남전 출전할까…클린스만 "마지막 훈련까지 보고 결정" [일문일답]
김명석 2023. 10. 16. 18:03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이 손흥민(토트넘)의 베트남전 출전 가능성에 대해 “확답할 수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출전 여부를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100%의 몸 상태는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최종 훈련까지는 보고 손흥민의 몸 상태를 면밀히 살펴 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출전이 가능한 몸 상태라고 판단되면 휴식 대신 출전을 시키겠다는 의지다.
클린스만 감독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베트남전 사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손흥민과 황인범(FK 츠르베나 즈베즈다) 두 선수의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을 드릴 수는 없다”며 “오늘 공식 훈련 중에 최종적으로 몸을 확인해서 컨디션이 어느 정도인지, 어디까지 소화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 튀니지전에서 사타구니 부상 여파로 결장했다. 지난달부터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이 제한적일 정도로 오랫동안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데, 결국 귀국 후엔 제대로 팀 훈련조차 참여하지 못하다 결국 튀니지전에서 온전히 휴식을 취했다. 손흥민이 빠진 클린스만호의 튀니지전 공격진은 조규성(미트윌란)을 필두로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 이재성(마인츠05)으로 꾸려졌다.
황인범은 이날 선발 명단까지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를 앞두고 워밍업 과정에서 허벅지 안쪽에 불편함을 느끼고 결국 홍현석(KAA 헨트)과 엔트리에서 교체됐다. 둘 모두 베트남전 출전 여부를 확신하긴 어려울 정도로 몸 상태가 많이 올라오진 않은 상황이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은 휴식을 주겠다는 단언 대신 마지막까지 몸 상태를 확인한 뒤 출전이 가능하면 출전시키겠단 의지다.
로테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선 선을 그었다. 베트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95위로 한국(26위)보다 한참 낮은 데다, 객관적인 전력 차도 워낙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베트남전은 손흥민·황인범 등 부상 선수들은 물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 등 많이 출전한 선수들보다는 어리거나 A매치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대거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만 “팀의 연속성과 지속성을 가져가야 할 시점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출전 시간이 적었거나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두 가지를 다 생각해야 한다”면서 “교체카드를 6장까지 쓸 수 있다고 들었다. 최대한 많은 교체를 통해 선수들을 활용할 것이다. 전반에 생각한 대로 경기가 되면, 후반전에 새로운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어도 전반전을 소화하게 될 선발 라인업에는 주축 선수들을 대거 활용하면서 연속성을 이어가되,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다면 후반전에 많은 교체를 통해 실험을 주겠다는 뜻이다. 연속성을 지키면서도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다. 적어도 파격적인 로테이션까지는 없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손흥민과 황인범의 출전 여부 두고 마지막까지 고심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베트남의 전력을 묻는 베트남 기자의 질문에 “상당히 많은 경기를 봤다. 절대 약한 상대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앞으로 아시안컵 16강이나 월드컵 3차 예선에서 만날 수도 있다”면서 “결국 우리가 준비한 걸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둔 시점인 만큼 마지막으로 시험할 수 있는 무대다. 공식경기처럼 하겠다”며 가능한 총력전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한국과 베트남의 평가전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베트남이 한국을 찾아 평가전을 치르는 건 1964년 이후 무려 59년 만의 일이다.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이번 평가전은 KFA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대신 대진료는 없고 숙박비 정도만 KFA가 지원하는 수준이다. 역대 전적에선 17승 5무 2패로 한국이 압도적인 우위다.
이번 경기를 끝으로 클린스만호는 8차례의 A매치 평가전 일정을 마친 뒤 다음 달부터 월드컵 2차 예선 등 ‘실전’ 모드에 돌입하게 된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번 베트남전을 “마지막으로 시험할 수 있는 무대”라고 표현한 배경이다. 만약 베트남을 이기면 클린스만호는 최근 A매치 3연승을 기록한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었고, 지난 13일엔 튀니지를 4-0으로 대파했다. 클린스만호 출범 이후 7경기 성적은 2승 3무 2패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 일문일답.
- 베트남전을 앞둔 각오는.
“상당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월드컵 2차 예선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 친선경기다. 긍정적으로 나왔던 모습들을 유지하는지가 상당히 중요하다. 팀으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기대를 하고 있다. 손흥민과 황인범, 두 선수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을 드릴 수는 없다. 오늘 공식 훈련 중에 최종적으로 몸을 확인해서 컨디션이 어느 정도인지, 어디까지 소화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지난 튀니지전에서 좋은 경기력과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런 부분을 이어나가야 한다.”
- 이강인이 측면으로 이동한 뒤 경기력이 좋았다. 이번에는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이강인의 활약은 말할 것도 없다.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너무나 기쁘게 생각한다. 이강인이 선수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성숙한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본다. 이강인은 양 측면, 중앙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이재성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이 돌아왔을 때 어떻게 조합을 할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4-2-3-1 포메이션을 쓰면서 2선은 로테이션을 항상 요구하고 있다. 왼쪽에서 시작을 하더라도 경기 도중 위치가 바뀔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수비 전환이다. 공을 빼앗겨 수비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 됐을 때 바로 전환해야 한다. 이건 내 전술이라기보다 현대축구의 흐름이다. 다행히 선수들이 이 부분을 잘해줬다.
이강인이 이재성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선배들과 대화를 하면서 이강인 본인도 성장하고 공부도 됐을 거다. 튀니지전은 여러 장면이 인상 깊었는데,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경기 후반부 이강인이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공을 걷어내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 수비적인 면에서도 이강인 스스로 얼마나 노력하고, 또 성장해 가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 베트남 축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베트남이 너무 약체라는 평가에 대한 생각은.
“상당히 많은 경기를 봤다. 절대 약한 상대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시안컵에서 조 순위에 따라 16강에서 만날 수도 있는 상대다. 월드컵 3차 예선에서 만날 수도 있다. 아시아 팀들과 경기를 하면서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배워야 한다. 미팅을 하면서도 중요한 건 결국 우리가 어떻게 준비한 걸 보여주느냐다. 베트남은 앞으로 언제, 어느 시점에 언제든 만날 수도 있다.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둔 시점인 만큼 마지막으로 시험할 수 있는 무대다. 공식경기처럼 하겠다.”
- 베트남전은 조직력 강화의 의미를 둘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인지.
“두 가지를 다 생각해야 한다. 말씀드렸지만 팀의 연속성과 지속성을 가져가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그런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출전 시간이 적었거나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교체 카드를 6장까지 쓸 수 있다고 들었다. 최대한 많은 교체를 하면서 선수들을 활용할 것이다.
전반에 생각한 대로 경기가 되면 후반전에 새로운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면서 앞으로 공식경기에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한 실험도 할 예정이다. 중요한 건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선수들이 이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부적으로 케미도 맞아가고 있고, 이해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지속성을 이어가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두 가지를 다 얻어야 되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손흥민과 황인범 선수는 얼마나 출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오늘 최종적으로 확인을 해야 한다. 혹여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경기에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 손흥민은 주장이고 황인범은 경험이 많은 선수다. 큰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이라는 팀 안에서 같은 생각을 갖고, 다 같이 믿고 서로 교감을 하면서 공감대가 생기고 팀이 하나가 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이 네 번째 소집이다. 소집할 때마다 길게는 9일 정도 선수들과 시간을 보내지만 늘 짧다. 그 시간 동안 얼마나 팀 분위기를 잘 다져가는지, 만들어가는지가 상당히 중요하다. 내일 경기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100%가 아닌 선수들이라 할지라도 이런 중요한 시기에 소집 기간에 함께 하는 건 상당히 중요하다.”
- 김민재가 지난 튀니지전에서 주장 완장을 찼는데.
“손흥민의 부재로 인해 주장 완장을 찼다. 이재성한테 완장을 줬어도 분위기가 달라지진 않았을 거다. 손흥민이 없으면 김승규가 찼을 때도 있었다. 함께하는 선수들의 성장을 도와주고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선수들이다. 그래야 팀으로서 발전할 수 있다.
김민재는 지난 몇 년 간 성장을 보면 놀랍기도 하고 칭찬을 해줘야 한다. 이렇게까지 성장을 했나 싶을 정도로 잘 성장해 줬고, 지난 경기 역시 잘 소화해 줬다. 주장 완장은 사실 누구한테 줘도 상관이 없다. 선배들, 그리고 경험이 많은 선수들과 팀으로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게 중요하다.”
수원=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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