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반에 초점 맞춘 정책, 장애 노인은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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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등록 장애인 중 노인의 비중은 놀랍게도 절반을 넘는다.
2022년 전체 인구에서 노인의 비율이 17.7%인데 비해, 장애인은 무려 52.8%다.
노인이 된 장애인은 '장애 정체성'이 강하지만, 장애인이 된 노인은 그런 의식이 별로 없다.
장애인 정책은 어리거나 젊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꾸며져 있고 나이 든 장애인은 노인 정책으로 미루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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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등록 장애인 중 노인의 비중은 놀랍게도 절반을 넘는다. 2022년 전체 인구에서 노인의 비율이 17.7%인데 비해, 장애인은 무려 52.8%다. 노인이고 동시에 장애인인 ‘고령 장애인’의 수는 140만명이다.
장애는 유형에 따라 수명에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16년 정도 수명이 짧다는 보고가 있지만, 지적 장애인은 특히 조기 노화가 심해서 40대를 넘기기 어렵다. 자폐성 장애나 정신 장애도 노인 연령층에 도달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이제 상당수의 장애인이 살아서 노인이 된다.
반면 감각 장애는 노인이 된 후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청각 장애는 노인층이 80%에 달한다. 시각 장애도 노인에서 많이 늘어나지만, 백내장과 망막질환 치료로 대다수의 실명이 예방된 나머지다. ‘공양미 3백석에 눈을 뜬 심학규’가 족히 수십만명은 넘어설 것이다. 노후에 신규 장애인이 되는 세 번째 이유는 뇌졸중·파킨슨병 등으로 인한 지체 장애, 뇌병변 장애 등이다.
고령 장애인은 그래서, 젊어서부터 장애인이었다가 ‘노인이 된 장애인’과 노인이 된 후 새로 ‘장애인이 된 노인’으로 구분된다. 두 집단은 유사하지만 문화·사회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젊어서 청각 장애인이 되면 수화를 배우지만, 노후에 청력을 잃으면 배우지 않는다.
노인이 된 장애인은 ‘장애 정체성’이 강하지만, 장애인이 된 노인은 그런 의식이 별로 없다. 젊어서부터 심한 장애를 갖고 있다가 늙은 이들은 경제적으로 더 어렵고 건강 상태도 더 나쁜 경우가 많다.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장애와 노화의 ‘이중 부담’을 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능 저하의 정도가 심해서 독립 생활이 유난히 어려운데, 인간 관계와 경제력의 지지 기반은 빠르게 고갈돼 간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국가의 손길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 정책은 어리거나 젊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꾸며져 있고 나이 든 장애인은 노인 정책으로 미루어 버린다. 그런데 노인 정책은 노인 일반을 대상으로 하지 장애 노인에 주목하지 않는다. 장애인 정책과 노인 정책은 고령 장애인에서 서로 충돌하기 일쑤다. 결국 사회의 보호를 가장 필요로 하는 이들이 정책에서는 가장 비켜나 있다. 보기 딱한 ‘텍사스 히트(야구에서 공이 내·외야수 사이에 떨어져 양쪽 다 잡지 못한 안타)’다.
(재)돌봄과미래 이사장,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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