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옅은 계파색’ 키워드… 국민의힘, 안정 속 변화 택했다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완패 수습책으로 ‘안정 속 변화’를 택했다.

김 대표는 수도권과 ‘옅은 계파색’을 키워드로 하는 당직 인선을 단행해 ‘김기현 2기 체제’를 출범시켰다.

국민의힘은 16일 최고위원회의와 화상 의원총회를 연달아 열고 7명의 임명직 당직 인선을 의결했다.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할 사무총장에는 대구·경북(TK) 출신 재선의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청도)이 임명됐다.

내년 총선 공약을 책임질 정책위의장에는 유의동 의원(3선·경기 평택을)이 기용됐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는 재선의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연천)이 임명됐다.

조직부총장은 함경우 국민의힘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이 맡는다. 호남(전북 익산) 출신의 함 부총장은 원외인사다.

수석대변인에는 박정하 의원(초선·강원 원주갑)이 재기용됐고, 선임 대변인은 현재 대변인을 맡고 있는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이 맡는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인 김예지 의원(비례대표)이 낙점을 받았다.

김 대표는 사무총장을 보좌하며 공천 실무 작업을 수행할 전략기획부총장 인선을 두고는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는 원외 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기현 2기 체제’ 인사의 핵심은 수도권과 계파색이 옅은 인사들의 중용이다. 김 대표는 15일 “인선은 통합형, 그리고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전진 배치된 형태로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만희 신임 사무총장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당시 후보의 수행단장을 지냈지만 친윤(친윤석열)계 계파색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의동 신임 정책위의장은 과거 ‘유승민계’로 분류됐다. 유 의장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 여러분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정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예지 최고위원은 사회적 약자 배려, 함경우 부총장은 호남과 원외 배려의 의미가 각각 있다는 평가다.

특히 유 의장과 김성원 여연 원장, 함경우 부총장, 윤희석 선임대변인 등 4명의 지역구가 수도권이다.

김기현 1기 체제의 임명직 당직자 8명 중 영남 인사는 박대출 전 정책위의장(경남 진주갑), 박성민 전 전략기획부총장(울산 중구) 등 5명이었다.

수도권 당직자는 배현진 전 조직부총장(서울 송파을) 밖에 없었다.

이를 감안하면, 상당한 변화라는 호평이 나온다.

그러나 중량감·신선함에 있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초선 의원은 “이 정도 인사로 국민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도부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이 거의 전멸하다시피 해 수도권 의원들이 부족한 점을 감안하면 무난한 인사”라고 반박했다.

TK 출신 이만희 의원이 사무총장직을 맡은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충청권 의원은 “수도권이나 충청권에서 신임 사무총장이 나왔다면, 쇄신 의지가 더욱 강하게 드러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한 재선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111명 중 절반 가까운 53명이 영남”이라며 “영남은 의원이 넘치고 수도권은 부족하니, 어쩔 수 없었던 선택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구자창 박성영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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