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IT기업 격전지 된 37조 ‘미들마일’…후발주자 LGU+의 무기는
정보기술(IT)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미들마일(중간 물류) 시장에 LG유플러스가 도전장을 냈다. 미들마일은 물건 판매자와 물류센터를 연결하는 B2B(기업 간 거래) 운송 구간을 뜻한다. 연 37조원 규모(2020년, 통계청)의 큰 시장임에도 계약·요금 정산 등이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다. 최근 1~2년 새 통신·모빌리티·물류업체들이 이 시장의 디지털 전환(DX) 수요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무슨 일이야
LG유플러스는 16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물운송 중개 DX 플랫폼 ‘화물잇고’ 출시 계획을 발포했다. 이달 중 선보일 화물잇고는 화물 접수부터 배차·운송·정산·거래처 관리 등 화물 중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플랫폼. 화주로부터 화물 운송을 의뢰받아 차량을 배차하는 주선사가 전용 웹으로 화물을 등록하면, 차주(차량)들이 모바일 앱으로 운송할 화물을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3년 내에 화물잇고 매출을 연간 1500억원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영서 CTO기업서비스개발랩장(담당)은 “초기 시장에선 고객이 원하는 혁신적인 기능을 얼마나 빠르게 업데이트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화물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먼저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② 통신 3사 ‘장외 전쟁터’: SK텔레콤이 관계사(티맵모빌리티)를 통해 시장에 발 디딘 데 이어, KT도 지난해 미들마일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제 미들마일 시장은 통신 3사의 장외 전쟁터가 됐다. 통신 시장에서는 20년간 3위 업체였던 LG유플러스가 미들마일 시장에서는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경쟁사는 뭐해
① 치고 나가는 티맵: 티맵은 지난 2021년 800억원을 들여 미들마일 중개 스타트업 와이엘피(YLP)를 인수했다. 지난해 티맵의 화물사업 분야 매출은 1360억원으로, 티맵 연 매출(2046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2월엔 ‘티맵화물’ 서비스를 출시하며 중개 플랫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YLP가 축적한 운송 데이터와 티맵의 플랫폼 노하우를 접목한 운송 경로 최적화 기술이 특징이다.
② 저력의 카모: 카모는 지난해 미들마일 중개 솔루션 업체 위드윈스를 인수하고 화물업계 중개 플랫폼 화물마당의 지분 49%를 획득하는 등 미들마일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카오T로 택시·대리 시장의 DX를 주도해본 카모로선 미들마일의 DX도 택시 2탄에 가깝다. 이달 중 화물기사용 앱 ‘카카오T트럭커’를 정식 출시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예정.
③ AI 앞세운 KT: 지난해 5월 AI 화물 중개·운송 플랫폼 브로캐리를 출시한 KT는 현재 회원 1만2500명을 확보하며 순항 중. 화물을 맡기는 화주에게는 AI 추천요금, 차량을 제공하는 차주에게는 익일결제 100%를 보장하며 경쟁력을 확보했다. 물량 안내와 배차를 위한 AI 음성 안내 서비스 등 AI 기반 기능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④ 물류 강자 CJ: 물류업계 1위 CJ대한통운도 지난 7월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더 운반’을 내놓으며 경쟁에 나섰다. 현대차그룹 포티투닷 출신 최형욱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영입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전담 조직을 꾸렸다. CJ대한통운이 축적한 운송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표준 운임을 산정하는 등 기존 역량에 IT 기술을 입혔다.
LG유플러스,뭘로 차별화하나
서비스 실증 과정에는 화물 내비게이션·물류 솔루션 기업 로지스텍이 참여했다. LG유플러스는 화물운송 중개 기업 강동물류, 디지털 물류 스타트업 디버와 협업해 화물 운송 수요층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와 함께 화물 운송료 전용 결제카드를 출시해, 주선사에게 당장 현금이 없거나 화주가 정산하기 전이라도 차주가 운임료를 먼저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화물잇고가 시장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당분간은 주선사나 차주들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추후엔 월 정액제 서비스로 운영할 예정. 강종오 스마트모빌리티사업담당(상무)은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장비 등 운송이 필요한 물량을 보유한 화주에 해당된다”며 “장기적으로는 LG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끌어 낼 계획이며, 화물 차주를 위한 포털로 계속 진화시켜 나가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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