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에 예산 삭감”…기상청 R&D 예산 삭감 공격한 민주당

정은혜 2023. 10. 1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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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동 기상청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16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의 기상청 국정감사에서는 기상청 예산 부족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왔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주말 우박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피해 예방도 사람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인데, 질의하는 우리도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정 환노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서 다시 (예산안을) 상의해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기후변화 시대에 기상청 예산 삭감이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내년도 기상청 R&D 예산은 1009억원으로 올해(1223억원)보다 17.5% 깎였다. 박정 환노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기상청 R&D 예산 삭감률(17.5%)이, 정부 전체 삭감률(16.6%)보다 약 1%포인트 더 높은데다, 외부 기관이 수행하는 주요 R&D 예산은 22.7% 삭감되면서 기상청이 본래 추진하고 있던 연구는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도 “기상청 R&D 예산에서 감액된 금액이 너무 많다. 정부 전체 R&D 예산 삭감 폭인 16.6%보다 더 많이 삭감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기후변화로 전례 없던 위험 기상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는 브레이크가 고장 나 멈추지 않는 기후 위기라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질주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예산 삭감에 대해서는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조정하고, 맞춰가겠다”고 했다.


"방재기상지원 인력 日 193명, 韓 11명"


지난달 21일 오후 부산 수영강에서 소방대원들이 보트를 동원해 전날 온천천에서 폭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된 여성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기상 재해 발생 시 지자체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방재기상지원관을 늘려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일본은 2020년부터 '기상방재감'이라는 직책을 만들어 전문인력 193명을 뽑았는데, 한국 방재기상지원관은 11명 뿐”이라고 지적했다. 유 청장은 “일본은 2017년 집중호우로 수백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명피해가 나자 지역마다 방재감을 두게 됐다. 우리도 적절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기상청 예보 정확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을 보완하는 차세대 버전을 개발하는 사업이 중요한데, 총 10회 공개 채용에도 연구원 정원 91명 중 74명밖에 채용하지 못했다”며 “상시 조직이 아니라 한시성 조직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합류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산 제품 악성코드, 발견될 때까지 뭐했나"


유희동 기상청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올해 처음 도입된 기상청 재난문자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을 때 기술 오류가 발생한 점을 지적하고, 기상청과 서울시의 극한호우 기준이 다른 점도 문제 삼았다. 유 청장은 “위험 기상 정보를 알리는 기준은 같아야 한다. 행안부, 서울시와 조정하겠다”고 답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기상청 장비 중 중국산 제품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된 사실과 관련해 “보안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도 “2017년 이후 도입된 중국산 장비에서 악성코드 발견되기 전까지 뭘 하고 있었나”라며 “기상은 국민 알 권리를 넘어 정부 보안 가치도 함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청장은 “악성코드 심어진 장비를 만든 회사 제품 수입을 제한하는 등의 방안을 조달청, 정보당국과 함께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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