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과 강제북송 지속 소통…방한 인권특사 "추가 송환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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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송 가능성 열어둬
터너 특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이신화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와 함께 주재한 '한ㆍ미 북한인권대사와 청년 간 대화'에서 "미국은 (중국의) 탈북민 강제 송환에 굉장히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모든 국가는 유엔 난민 협약과 의정서에 명시된 대로 송환 시 박해받을 것이 우려되는 난민을 강제송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추가 북송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대북 인권단체들은 중국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 이튿날인 지난 9일 탈북민 600명을 기습 북송했다고 주장했고, 정부는 이를 상당부분 사실로 보고 있다. 유엔은 중국에 구금된 탈북민이 2000명이 넘는다고 보고 있어 추가 송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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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알면 대중 협상 효과적"
터너 특사는 그러면서 "강제 송환이 우려되는 개인의 이름을 정확히 파악해 제시하면 중국과 훨씬 효과적으로 협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제 송환의 위험에 처한 당사자의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하고 우리가 가진 리스트에 더해 나가면 중국과 협상할 때 좋은 도구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시민 사회와 개방된 채널을 유지할 때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자리에서 이 대사 또한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에 대해 "굉장히 가슴 아프고, 화가 나고, 좌절했다"며 "국제법을 준수하는 글로벌 리더십 국가가 되기를 원하는 나라가 중국인데, 어떤 연유에서 본인이 희망하지 않는 사람들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 대사는 "중국을 적대시할 게 아니라 대화와 관여 정책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선 가슴과 머리가 함께 가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면서다.
한ㆍ미 북한인권대사는 오는 23일부터 이틀간 유엔총회 3위원회에서 진행되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의 상호 대화에서 중국의 강제북송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한ㆍ미 북한인권대사가 공동으로, 혹은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까지 함께 추가 북송을 저지하기 위한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행 탈북민 전원 수용"
이에 앞서 줄리 터너 특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났다. 터너 특사는 "국제사회가 협력해 북한 정권의 끔찍한 인권 침해 실상을 드러내고,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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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북핵대표 회동도
한편 한ㆍ미ㆍ일 북핵수석대표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연쇄적으로 회동하며 북핵 위협 및 북ㆍ러 무기 거래 정황에 맞선 3국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오전 한ㆍ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이어 17일 오후에는 한ㆍ일 및 한ㆍ미ㆍ일 협의가 이뤄진다.
외교부는 이날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가 러ㆍ북 군사협력과 관련해 지난주 공개된 추가 증거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며 "러ㆍ북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금지된 일체의 군사협력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ㆍ미가 터너 특사의 임명을 계기로 북한 인권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북한 주민의 인권을 희생해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번 3자 대면 협의는 지난 7월 이후 약 3개월만이며,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최근 북ㆍ러 사이에 컨테이너 1000개 분량이 넘는 무기 거래가 이뤄졌다며 관련 사진을 증거로 공개한 뒤 사흘만에 열렸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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