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여성 돕던 단체, 복합문화공간 열기까지
[황동환 기자]
▲ 원도심 거리에 비어 있던 건물을 공예 동아리 ‘꼼지락’ 회원들이 임대해 공예문화 공유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일층엔 공예인들의 상상력과 예술적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수공예품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
ⓒ <무한정보> 황동환 |
'모이세요', '뭐 있어유', '뭐 있슈' 등의 의미를 내포한 '모이슈'는 손뜨개, 가죽공예, 그림, 목공, 자수 등의 분야에서 나름대로 손재주가 있다고 자신하는 공예가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전시 판매하는 가게다.
또 해당 분야의 재주꾼들이 자기 재능을 혼자 누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배움을 원하는 이웃들에게 공개강좌를 통해 공예기법을 전수하는 일도 한다.
'모이슈'는 경력단절여성, 귀농귀촌여성 등의 취·창업을 돕기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 '꼼지락' 동아리 회원들이 주축이 돼 탄생됐다. 꼼지락은 다양한 경력을 가진 5~6명이 손뜨개 모임으로 시작해 만든 동아리다. 이어 빵 굽는 취미를 가진 이들이 더해지면서 회원이 12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각자 재능을 살린 창업활동을 하면서 꼼지락 동아리를 매개로 협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공예동아리로 활동하다가 2020년 정식으로 사회단체등록을 하고, 지자체 동아리지원사업과 주민공모사업 등을 수행하면서 지역활성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재능있는 지역 공예작가들의 상상력과 예술적 감성으로 빚어낸 소품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 소개할 계획이다.
수수료 낮게, 문턱도 낮게... 소통의 공간 만들기
마침 예산군도시재생지원센터로부터 공간 조성 제안이 들어왔지만, 센터 측이 처음에 요구했던 것은 원도심에 비어 있는 상가를 활용해 사람들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었다.
정 대표를 포함한 꼼지락 회원들은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처음 그 제안을 받고 다양한 공예작가들이 제작한 공예품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문화예술을 공유할 뿐만 아니라, 공예기법을 배우고 싶어하는 주민들에게 공개강좌를 열 수 있는 공간을 염두하고 빈 건물을 물색하던 중에 지금의 건물을 발견했다"며 "대대적인 내부 인테리어와 외부 단장을 위해 기획, 디자인, 캐드설계, 3D 그래픽 작업까지 저희 회원들이 맡아 진행했다. 지원금이 넉넉하지 못해 자비를 들여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고 그동안의 과정을 소개했다.
1층은 팝업스토어로 꾸몄다. 2층은 청년창업가들에게 작업실로 제공한다. 이들 중에는 다문화 청년, 학교밖청소년도 있다.
팝업스토어에선 꼼지락 외에 ▲나무잇슈 ▲꼼지라기 은하수 ▲뭉치다락방 ▲지만곰씨네 ▲나나메이 ▲숲속의 작은 꼬마 ▲손쁨 ▲꼬메유 ▲오메가 공방 ▲유진언니 ▲벨롱 ▲키치룸 ▲심향 ▲미싱유 등 15개 공예가와 단체들이 만든 다양한 생활 소품들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 공간은 판매보다는 홍보하고 알리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입점 수수료는 낮게 책정했다"며 "15개 입점 단체 가운에 꼼지락 관련 단체가 3개, 나머지 12개는 '모이슈' 취지에 공감한 단체들이다"라고 전했다.
나무로 만든 컵받침·도마·선반, 천과 바느질로 제작한 키링·모자·에코백, 지갑·수첩·키링 등 가죽 공예품, 곰을 캐릭터로 한 다양한 일상 용품, 갓등·저금통·소형거울 등 캐릭터 제품, 라탄을 소재로 한 다양한 리빙 소품, 손뜨개로 만든 보온병 주머니와 손가방, 핸드메이드 커스텀 자수 제품, 재봉틀과 손바느질로 만든 지갑·가방·감성인형 등 상상력과 예술적 감성이 묻어나는 다양한 종류의 수공예품들이 1층 팝업스토어 진열대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모이슈'는 '공예문화와 지역사회를 잇는 소셜 살롱' 역할을 다하기 위해 누구나 원하는 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오전 9시~오후 6시 30분까지 이용 가능하고 연중무휴다. 공개강좌가 있는 날은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학창시절에 활력 넘쳤던 원도심 거리를 기억하고 있는 정 대표는 "주말엔 예산시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예산에도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팔찌·키링 등 간단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중엔 문화강좌를 통해 주민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길 기대한다"며 "'모이슈'를 매개로 주변 거리가 공예·예술·문화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예전의 활기를 되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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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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