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을 향한 백인들의 폭력…‘플라워 킬링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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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 군인 어니스트 버크하트(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미국 오클라호마 주의 오세이지족(族) 인디언 보호 구역에서 택시 기사로 일한다.
어니스트는 자신의 단골 손님인 오세이지족 여성 몰리 카일리(릴리 글래드스턴)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윌리엄은 오세이지족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지혜로운 어른의 모습과 그들의 돈을 빼앗기 위해 잔혹한 살인을 계획하는 범죄자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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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실화 모티브…19일 개봉
퇴역 군인 어니스트 버크하트(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미국 오클라호마 주의 오세이지족(族) 인디언 보호 구역에서 택시 기사로 일한다. 그의 삼촌 윌리엄 킹 헤일(로버트 드니로)은 이 지역에서 큰 돈을 벌었다. 오세이지족은 1890년대 이곳에서 발견된 석유의 이권을 갖게 되며 엄청난 부를 얻었다.
어니스트는 자신의 단골 손님인 오세이지족 여성 몰리 카일리(릴리 글래드스턴)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이는 몰리 가족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윌리엄 ‘큰 그림’이었다. 몰리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었지만 어니스트는 결국 범죄의 조력자가 된다. 몰리의 가족은 한 명씩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 지역 인디언 수십 명이 살해되고 나서야 뒤늦게 수사를 시작한다.
미국의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신작 ‘플라워 킬링 문’이 오는 19일 국내 개봉한다. 영화는 1920년대 오일 머니로 막대한 부를 거머쥐게 된 인디언을 상대로 백인들이 범죄를 저지른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미국 작가 데이비드 그랜의 논픽션 ‘플라워 문’을 원작으로 한다.
주연 및 제작자로 참여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소설을 읽고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영화화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 두 사람은 오세이지족의 후손들을 만나 이야기하며 이들의 고통을 들여다보고, 인디언의 눈으로 역사를 다시 돌아보는 과정을 거쳤다.
영화는 탐욕스런 백인들의 흑역사를 보여준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비열한 백인들과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디언들의 모습을 관찰자의 눈으로 바라보며 장대한 서사를 펼친다. 감독은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달라지는 두 주인공의 얼굴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인디언들의 노래와 코요테의 울부짖는 소리가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은 인디언을 대상으로 폭력을 일삼은 데 대한 사죄의 느낌을 강하게 준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국가적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 비극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관객들이 비극의 무게를 느낄 수 있도록 제대로 다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스코세이지 감독의 페르소나로 통하는 디캐프리오와 드니로는 캐릭터의 다양한 면을 구현해내며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하게 한다. 두 배우는 영화 ‘디스 보이스 라이프’ 이후 30년 만에 재회해 연기 대결을 펼친다. 디캐프리오는 속물 근성을 가졌지만 영리하진 않은 어니스트가 의도치 않게 사랑하는 여인을 배신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처절하게 표현한다.
드니로는 때로는 인자한 얼굴로, 때로는 잔혹한 얼굴로 윌리엄의 비인간성을 연기한다. 윌리엄은 오세이지족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지혜로운 어른의 모습과 그들의 돈을 빼앗기 위해 잔혹한 살인을 계획하는 범죄자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양면의 얼굴을 담아내는 드니로의 연기는 공포감을 준다.
몰리 역의 글래드스턴은 자신에게 접근하는 어니스트를 경계하다가 순간 빠져들고, 후반부엔 슬픔과 절망을 겪는 인디언 여성의 처연한 눈빛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글래드스턴은 “몰리 역을 맡으면서 엄청난 책임감을 느꼈다”며 “오세이지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각본에는 ‘포레스트 검프’(1994)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에릭 로스가 참여했다. 영화는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9분 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러닝타임 205분, 청소년 관람 불가.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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