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세사기 보증보험 미가입 피해자 74%가 2030세대
서울시가 집계한 전세 사기 피해자의 4분의 1가량이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보험 미가입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세 보증금을 대부분 날릴 위기에 처한 미가입자 대부분은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대구동을)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전세 사기 대응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시 전세 사기 피해 규모는 5776건으로 금액 기준 1조40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위변제 등으로 구제 가능한 HUG의 보증보험 가입 피해자 규모는 4355건, 1조1211억원이며, 보증보험 미가입 피해자는 1421건, 2842억원이었다.
서울시는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심의를 통과한 피해자를 보증보험 미가입 피해자로 파악하고 있는데, 사실상 완전 구제가 어려운 전세 사기 피해자가 서울 전체의 24.6%에 달하는 것이다.
국토부의 전세 사기 피해자 결정 관련 위원회에 서울시에서만 2466명이 신청서를 냈다. 보증보험 미가입 피해자는 알려진 대로 빌라와 오피스텔 등이 밀집한 강서구(602명), 관악구(373명), 금천구(199명), 구로구(174명) 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강서구 화곡동 일대에서 전세 사기를 벌인 ‘빌라왕’ 김모씨 소유 주택(1139채) 세입자 중 42.4%(483명)가 보증보험 미가입자였다.
연령별로 보면 서울시 피해자 결정 신청자의 73.9%가 20~30대로 나타났다. 20대가 459명(18.6%), 30대가 1363명(55.3)이다. 특히 대학가 원룸촌이 있는 관악구는 84%가 20~30대 피해자였다.
서울시 피해자 결정 신청자(2466명) 가운데 국토부는 1683명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고, 1421명이 전세 사기 피해자로 결정됐다. 부결(262건) 사유로는 임대인의 사기 의도 미비(121건), 피해액 없음(105건), 계약종료 미도래(10건) 등이 있었다. 이들의 평균 보증금은 2억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편 서울시는 전세 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SH(서울주택도시공사)공사의 공공매입임대 여부를 묻는 강대식 의원실의 질의에는 “공매입은 선순위 채권자 보전이 되지 않도록 경매 낙찰률 등이 시세보다 충분히 저렴해질 때 세입자 주거안정을 위해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강대식 의원은 “사기 피해 규모와 수법이 워낙 다양해 전세사기 특별법 피해 구제 요건에 들지 못해 신고 접수에 나서지 못한 피해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피해자 사각지대가 없도록 실태조사와 정책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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