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같이 죽을 사람 필요… 환생할 거라 생각해”

이정헌 2023. 10. 1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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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과외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23)이 16일 법정에서 "같이 죽을 사람이 필요했고, 환생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정유정은 피해자와 같이 죽으려 했다는 말에 재판부가 의문을 제기하자 "범행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지만, 피해자의 가족사진을 보고 시신을 유기해 실종으로 처리하고자 했다" "실종으로 꾸미면 (유가족들이) 피해자가 어디엔가는 살아 있다고 생각하게 하려고 했다. 중간에 잡혀서 실행하지 못했다" 등 황당한 진술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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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공판 기일
재판부 질문에 직접 답해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유정(23) 사진. 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온라인 과외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23)이 16일 법정에서 “같이 죽을 사람이 필요했고, 환생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이날 오전 살인 및 사체손괴,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에 대한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고 피고인 심문과 증인심문 등을 진행했다. 증인 심문에는 정유정 측이 신청한 그의 친조부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정유정은 이날 ‘불화를 겪은 가족에 대한 분노를 사람을 죽여 풀려고 한 것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분노를 풀겠다고 생각 안 했다”면서 “같이 죽을 사람이 필요했고, 마지막으로 제 얘길 들을 사람도 필요했다”고 답했다.

그는 재판부가 자신의 성장 환경과 무관한 피해자를 살해한 이유에 관해 물었을 때도 거듭 “같이 갈 사람이 필요했다”면서 “같이 죽어서 환생한다고 생각했다”고 발언했다.

정유정은 피해자와 같이 죽으려 했다는 말에 재판부가 의문을 제기하자 “범행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지만, 피해자의 가족사진을 보고 시신을 유기해 실종으로 처리하고자 했다” “실종으로 꾸미면 (유가족들이) 피해자가 어디엔가는 살아 있다고 생각하게 하려고 했다. 중간에 잡혀서 실행하지 못했다” 등 황당한 진술을 이어갔다.

검찰은 부검 결과 피해자의 손에서 정유정의 DNA가 검출되지 않은 점을 미루어 보아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의 저항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정유정은 “피해자가 내 목을 졸랐다. 얼굴도 뜯었는데 안경이 날아가서 눈이 잘 안 보이는 상태에서 보이는 대로 (흉기를) 휘둘렀다”며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정유정은 ‘피해자 사망까지 얼마나 걸렸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당시 캔이랑 병맥주 등을 마셔 뚜렷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시신 훼손 방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할지도 계획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면서 “무서웠는데 꾹 참고 그랬다”고 말했다.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지난 6월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연합뉴스


검찰은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며 진실된 반성을 하는지 묻자 정유정은 “당시에는 꾸준히 반성하고 있었다”며 애매하게 답하기도 했다.

정유정의 조부는 증인 심문에서 “지난해 7월부터 정유정의 성격이 바뀌기 시작해 북구청에 심리검사를 부탁했고, 정유정은 이를 거부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정유정이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올라가면서, 물건을 던지는 등 이전과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진술했다.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과외 선생님을 구하는 척 피해자의 집을 방문해 살해한 뒤 사체를 훼손·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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