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생태계’ 등장한다… 퀄컴 PC용 칩셋 예고에 애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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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이 새로운 PC용 플랫폼 '스냅드래곤 X'의 출격을 예고했다.
애플은 노트북에 이르기까지 직접 설계한 M시리즈 칩셋과 운영체제(OS)로 생태계를 통합했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은 '인텔 칩셋-윈도 OS'와 어색한 동거를 해야 했다.
퀄컴은 "2024년은 PC 산업의 변곡점이 될 것이며, 스냅드래곤 X는 한차원 높은 성능, 인공지능(AI), 연결성 및 배터리 수명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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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이 새로운 PC용 플랫폼 ‘스냅드래곤 X’의 출격을 예고했다. 스마트폰부터 노트북까지 자체 설계한 ‘애플 실리콘’으로 채운 애플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일종의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오는 24일(현지시간) ‘스냅드래곤 서밋 2023’을 열고 스냅드래곤 X를 공개한다. 퀄컴은 기존에 있던 PC용 플랫폼의 이름을 스냅드래곤 X로 바꿨다. 새롭게 개발한 중앙처리장치(CPU) ‘오라이온(Oryon)’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오라이온은 퀄컴에서 지난 2021년 인수한 CPU 설계 스타트업 ‘누비아’가 만들었다. Arm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퀄컴 칩셋과 비슷하지만 접근 방식에서 다르다.
스냅드래곤8 2세대 등의 칩셋은 Arm에서 만든 CPU ‘코텍스(Cortex)’를 사용했다. 삼성전자, 미디어텍 등의 다른 안드로이드용 칩셋도 코텍스 CPU를 가져다 썼다. 반면 오라이온은 Arm의 기본적인 명령어 라이선스만 가져가 직접 설계한다. 애플 실리콘과 같은 방식이다.
누비아는 애플 실리콘을 개발한 핵심 개발자들이 애플에서 퇴사하고 만든 회사다. 아이폰, 맥북에 들어간 애플 실리콘의 노하우가 퀄컴 칩셋에도 녹아들 수 있는 셈이다. 애플에선 이들이 기밀을 훔쳐 창업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애플은 올해 소송을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Arm도 누비아 인수와 관련해 지난해 퀄컴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Arm과 누비아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지만, 퀄컴에 인수되자 문제를 삼은 것이다. 누비아와 라이선스 계약을 한 것이지 퀄컴과 맺은 게 아니라는 논리다. 퀄컴이 누비아의 CPU 사용을 확대하고 Arm CPU 사용을 줄이면 라이선스 수입과 영향력이 줄어들 걸 우려한 Arm이 소송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스냅드래곤 X가 시장에 안착하면 안드로이드 진영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부터 노트북까지 생태계 전반을 연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진영은 기기 간 연결성 측면에서 애플 생태계보다 불리한 여건을 안고 있었다. 애플은 노트북에 이르기까지 직접 설계한 M시리즈 칩셋과 운영체제(OS)로 생태계를 통합했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은 ‘인텔 칩셋-윈도 OS’와 어색한 동거를 해야 했다. 스냅드래곤 X를 탑재한 노트북이 시장에 안착하면 하드웨어 측면에서 Arm 기반의 연결성을 확보한다.
여기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Arm용 윈도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윈도 데브킷’을 내놓는 등 Arm 지원을 늘리고 있다. 단, 애플처럼 한 회사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관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퀄컴은 “2024년은 PC 산업의 변곡점이 될 것이며, 스냅드래곤 X는 한차원 높은 성능, 인공지능(AI), 연결성 및 배터리 수명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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